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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5 조회수836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We have seen his glory, the glory of the One and Only,
who came from the Father, full of grace and truth.
(Jn.1.14)
 
제1독서 이사야 52,7-10
제2독서 히브리서 1,1-6
복음 요한 1,1-18
 
 
우리 성당에서는 강론 전에 교구 설립 50주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구호를 외칩니다.

“인천교구”, “성령충만”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다른 구호를 외쳐보고 싶습니다.

“Merry Christmas!!!”

예수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어젯밤 걸어둔 양말에는 선물이 들어 있었나요? 어떻게 보면 남의 생일인데 왜 이렇게들 좋아할까요? 단순히 상인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일까요? 아니지요. 예수님의 탄생은 곧 우리의 구원의 시작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욱 더 기뻐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무튼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오늘 하루만큼 주님께서 오심을 함께 기뻐하면서 즐겁고 의미 있는 날들을 만드셨으면 합니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지요. 첫째는 시위를 떠난 화살, 둘째는 잃어버린 기회, 마지막 세 번째는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말입니다. 실제로 말로 인해서 곤란을 겪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개구리가 뱀에게 발각되어서 잡아먹히는 것은 시끄러운 울음소리 때문이랍니다. 꿩의 울음소리 역시 사냥꾼의 표적이 되는 것이지요. 물고기는 입으로 낚입니다. 이렇게 동물의 경우만이 아닙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이 말이 얼마나 많은 곤란함을 주는지요? 잘못 쏟아진 말로 인해서 재앙을 부르고, 상처를 주었을 때도 참으로 많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내뱉는 말은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서 하느님의 말씀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지요. 그래서 당신의 말씀만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이 창조 때 이루어졌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말씀이 바로 오늘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를 위한 지극한 사랑 때문입니다. 부족한 우리 인간들, 나약한 우리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보이지 않는 말씀을 뛰어넘어, 보이는 하느님으로 그래서 우리가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이 땅에 오셨습니다. 주님의 이 사랑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에 비해서 부족하기만 한 나의 모습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우리 역시 주님처럼 사랑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데, 사랑을 받는 데에만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주님처럼 끊임없는 용서를 실천하기 보다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사실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말처럼만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은 남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것으로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게 합니다.

먼저 미움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십시오. 똑똑한 사람은 잘난 체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착한 사람은 어수룩한 사람으로 보이며, 얌전한 사람은 소극적인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활력 있는 사람은 까부는 사람으로 보이고, 잘 웃는 사람은 실없는 사람으로 보이입니다. 또한 예의바른 사람은 얄미운 사람으로 보이고, 듬직한 사람은 미련하게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랑의 안경을 쓰면 어떨까요? 잘난 체 하는 사람은 참 똑똑해 보이고, 어수룩한 사람은 참 착해 보입니다. 소극적인 사람도 얌전해 보이고, 까부는 사람은 활기 있어 보이며, 실없는 사람도 밝아 보입니다. 또한 얄미운 사람의 모습도 싹싹해 보이고, 미련한 사람은 든든하게 보입니다.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까요? 바로 사랑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볼 때, 긍정적인 마음으로 인해 행복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가지고 우리 곁에 태어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의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역시 사랑으로 나의 이웃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주님께서 약속하신 행복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행복하길 원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행복은 오직 사랑 안에서만 있음을 오늘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편안함이 끝나고 궁핍이 시작될 때 인생의 가르침도 시작된다(헤르만 헤세).
 




주머니 속의 행복(이영복, ‘좋은생각’ 중에서)

평소 잘 덤벙대는 나는 종종 지갑을 두고 외출합니다. 하루는 친구 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제야 지갑을 집에 두고 온 걸 알았습니다. 친구 집에 갈 때는 주머니 속의 동전으로 차비를 낸 터라 지갑이 없는 걸 미처 몰랐죠. 빈털터리인 나는 무려 세 시간을 걸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녹초가 된 나를 보고 남편이 물었습니다. “막노동이라도 하고 왔어?” “말도 마...” 사연을 말하니 남편이 피식 웃었습니다. 서운했습니다. “힘들겠다, 다리 주물러줄까?” 뭐 이런 말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고생하고도 다음 날 또 지갑을 두고 왔지 뭡니까. 그런데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오천 원이 있었습니다. 주머니에 돈을 자주 넣어 두는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그 뒤에도 몇 번이나 주머니 속에서 돈을 발견했지만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상한 건, 남편이 “오늘 무슨 옷 입고 나갈거야?”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관심 받는 게 좋아서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사랑 전선에 따끈한 바람이 분다고 자랑을 늘어놓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방에 들어갔다가 내 옷 주머니 속에 돈을 넣는 남편을 보고 말았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나를 보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세 시간이나 걸어온 날 지쳐서 잠든 모습을 보고 ‘건망증 쉽게 못 고치는데, 그럴 때마다 저렇게 고생할텐데...’하는 생각에 안쓰럽더라고.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길 때 쓰라고 넣어 둔 거야.” 순간 코끝이 찡해지더군요. 지금도 여전히 덤벙대지만, 그만큼 남편의 사랑 또한 듬뿍 받고 있
답니다.
 
 
 
Silent night Holy night - Anne Murray/kenn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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