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데는 베들레헴에 사는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18
13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14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6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17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8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로사 자매는 12월 28일 아들을 잃었습니다. 교통사고였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복학생이었는데,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탔다가 함께 변을 당한 것입니다. 성탄절의 밝은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워졌습니다. 로사 자매를 아는 교우들은 자기 일처럼 가슴 아파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열심히 연도를 바치며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려 애썼습니다.
사람들은 숙연해졌습니다.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나이 든 사람을 제치고 이십 대의 젊은이가 먼저 가다니! 그러면서 그 역시 아기 예수님을 대신한 ‘죄 없는 아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12월 28일 사고를 당했고, 그의 죽음이 너무 억울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부르시면 누구든 가야 합니다. 그분께서 생명을 좌우하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론이고, 현실에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다른 한 사람’이 자리하기까지는 얼마나 긴 드라마가 엮어지는지 모릅니다. 객관적으로는 그저 그런 사이인 듯 보여도 본인들에게는 참으로 많은 사연이 있는 법입니다.
로사 자매는 한동안 힘들어했지만 신앙 안에서 극복하려 애썼습니다. 자식에 대한 아픔을 남을 위한 봉사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세상에서 연옥을 ‘체험한’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아기 예수님 대신에 숨진 ‘죄 없는 아기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기억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웬만큼 억울한 일은 잊어버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