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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빛을 향하여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30 조회수992 추천수1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 빛을 향하여

 


 

 저는 아일랜드에 세 번 갔었습니다. 한 번은 겨울에, 두 번은 여름에 갔었습니다. 아일랜드에서의 겨울과 여름의 느낌은 천국과 지옥처럼 달랐습니다.

겨울은 춥고 비오고 바람 불고 항상 어둡습니다. 그래서 우울증과 정신질환자가 많다고 합니다. 반면에 여름은 밤 11시까지 환하고 날씨는 시원하고 겨울에 비해선 맑은 날이 많습니다. 겨울엔 ‘저주받은 곳이다.’라는 말을 하고 떠나왔고 여름엔 ‘살기 참 좋다.’라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날씨가 이렇다보니 정신질환자들도 많고 그 치료방법도 매우 발달되어 있어서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도 더블린에서 치료를 받고 갔다고 합니다.

그 치료 방법 중 하나를 텔레비전에서 잠깐 보았습니다. 특별히 북유럽은 날이 흐리고 비가 많이 와서 우울증 환자가 많다고 합니다. 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는 환자들이 있는 방에 평소보다 몇 배나 밝게 전등을 켜 놓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낮의 길이를 늘려줌으로써 우울증이 많이 치료된다고 합니다.

저는 빛이 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도 어두움을 몰아내고 밝음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오늘 복음에 요한은 예수님께서 빛으로 세상에 오셨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예수님은 빛으로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어두움을 몰아내고 기쁨과 평화를 주시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빛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빛은 당신의 백성에게 배척을 당합니다.

 

저는 군 생활을 동해바다가 보이는 전방에서 했습니다. 금강산 바로 밑자락이었습니다. 오징어잡이 철에 밤에 바다를 보면 커다란 도시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빛이 바다에 가득합니다. 오징어잡이 배들인데 한 배가 밝히는 빛이 한 도시를 환하게 할 수 있을 만큼 밝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 빛을 보고 대부분의 물고기는 그 빛이 싫어 더 깊숙한 어둠으로 들어가지만 오징어는 그 빛을 보고 빛을 향해 올라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징어는 빛을 좋아하는 덕분에 그물에 걸려들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도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일 사람과 그 빛을 싫어할 사람으로 이미 나뉘어져 있는 것일까요? 성경은 빛을 보내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그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 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죄인으로 판결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 이것이 벌써 죄인으로 판결 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그러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즉, 빛은 세상을 단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 행실이 악한 사람은 자신들의 악함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빛보다는 어둠을 더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빛을 받아들임은 무엇일까요? 바로 ‘진리를 따라 사는 삶’입니다. 사실 ‘빛’이 ‘진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을 사람만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빛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버려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빛보다는 어둠으로 깊이 숨어 들어갑니다. 십자가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보기를 원치 않아서 장님이 됩니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데 그럼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삶의 ‘두려움’입니다. 어둠은 두려움을 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빛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일랜드에서 평생 본 것보다 훨씬 자주, 그리고 훨씬 아름다운 광경들을 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무지개’입니다. 구름사이로 비치는 빛은 물방울을 통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물방울에 불과합니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빛을 받아들이면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게 변하게 됩니다.

빛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어두웠던 삶을 벗어버리겠다는 의미입니다. 추한 모양으로 대낮에 활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빛을 바라는 이들은 그 분께로 향하면서 저절로 물처럼 투명하고 아름답게 빛나게 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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