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눔인가? 기적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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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 작성일2010-01-05 | 조회수618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배에서 내린 예수님께서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셨다. 말씀을 배불리 먹이다보니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도 꽤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아니, 여태까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사람들을 붙잡고 계셨던 분이 누군데 . 그. 러. 나. . . 전설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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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시끄러웠던 일이 생각난다.
신부님은 그 자리에 모인 오천명의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온 것들을 우리도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을 살자는 취지의 말씀이었다.
전 국민(대다수가 비신앙인)이 시청하고 있는 장례 미사의 강론에서, 복음의 숨겨진 뜻을 길게 해설하거나 그리스도교 신앙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지 아니하셨기에, 복음의 내용 중에서 우리가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을 무리하지 않게 말씀하신 것이라고 이해했다. (물론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있을 줄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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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가 주일학교 대표로 있을 때 만난 어떤 교사가, 예전에 이 부분을 강론하다가 신부님께 크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하며 내 생각을 물었던 일이 있었다.
그 교사가 강론한 내용은, 김 추기경님 장례 미사 강론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신부님께서 부르시더니 ' 당신 마음대로 성경을 바꾸냐?’고 불같이 화를 내셨다 한다.
성경에 나오는 기적들을 그처럼 합리적으로, 납득 가능한 행동으로 변질시킨다면, 예수님의 신성, 신적인 능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근심에서 나온 꾸지람이셨던 것 같다.
그 교사는 디다케(교리교사들이 애용하는 지침서)의 글을 인용한 것뿐이라며 몹시 억울해하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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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록 '나눔'에 촛점을 둔다고 해도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더 있다.
제자들이 작은 것을 내어 기적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주님이 그것을 받아서 축복하시고 떼어 주시지 않았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었음을 잊어선 안된다.
주님께 바치는 것(봉헌)이 될 때,
실제 행위는 같은데 말장난 같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자, 실제로 누군가를 돕고 서로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그 사랑의 기억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로 퍼져 나가
'너'에게 준 것이 아니라, '주님'께 바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주님의 손으로 마무리하시는 예수님의 의도가 아니겠는가.
목자로서의 주님과, 양들인 우리와의 올바른 관계를 가르쳐주는 중요한 가르침이 담겨있다.
그분은 우리의 정신적. 영적 허기를 말씀으로 채워주시고 우리의 육신적 허기까지 실질적으로 배불리시는 주님이시다. (그리고 성체성사의 상징으로서만 파악한다면......)
전설같은 기록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서로 서로 나누어 큰 기적을 이룬다해도 목자이신 주님이시다. 파견나왔다 돌아온 제자들이 자신들이 한 일과 가르친 일을, 예수님께 낱낱이 보고하는 대목이 있다. 그것 역시 파견하신 분의 일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씀이다. 많은 상징과 가르침이 숨어있는 '오천명을 먹이신' 이야기. 간단하게 말해버릴 일은 아닌 것 같다.
2005. 1. 6에 쓴 '기적의 주체는 누구인가?'에 최근의 일화를 덧붙임. 사진 출처: 문석훈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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