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힌 감곡성당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오늘은 주님 세례축일입니다.
예수님이 세례 받으신 것과 우리들이 세례 받은 것은 차이가 있지요?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데도 불구하고 세례를 받으셨고
우리들은 죄인이기 때문에 세례를 받고, 깨끗이 죄를 씻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차이도 있지만 또 주님의 세례와 우리의 세례가 같은 것도 있습니다.
< 공인이 된다는 것 >
예수님께서는 이 세례를 기점으로 해서 메시아로서의 공적인 일을 시작하셨고
우리들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사람,
성서의 표현을 빌리면 그리스도의 용맹한 군사가 되는 겁니다.
군인은 싸우는 사람입니다.
군인은 빈 몸으로 전쟁터에 나가지 않습니다.
갑옷을 두르고 손에는 무기를 두릅니다.
하느님의 군사, 우리들이 싸워야 될 대상은 마귀입니다.
에페소서 6장 11절부터 19절에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무장 하십시오.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될 원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그러므로 굳건히 서서
첫 번째 무기, 진리로 허리를 동이고
두 번째 무기, 정의로 가슴에 무장을 하고
세 번째 무기,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갖추어 신고
네 번째 무기, 손에는 언제나 믿음의 방패를 잡고 있어야 됩니다.
다섯 번째 무기,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여섯 번째 무기,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곧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일곱 번째 무기, 기도입니다.
모든 경우에 성령의 도움을 받아 기도하십시오.
늘 깨어서 꾸준히 기도하며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십시오.
첫 번째 무기, 진리로 허리띠를 두르십시오.
허리띠는 자유를 의미합니다.
바지도 허리띠가 없으면 흘러내립니다.
정의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서 불의를 보고 눈을 감고 산다면
그 사람은 위선자요, 가르칠 자격이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먼저 성화(聖化)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진리로 허리띠를 두르고 살아야 됩니다.
이 진리의 허리띠가 영적무기의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로는 정의로 가슴에 무장을 하라.
가슴 속에 정의롭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은
이 세상의 손가락질에 대해서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이유도 없이 나를 모함하고, 헐뜯고, 비판하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런 사람 만날 때마다 속주머니 뒤집듯이 속을 열어 보일 수가 없지만
그 사람들의 그 비난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옳고 정의롭게 살면 됩니다.
그리스도교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사심 없이 사는가를 보여주면 됩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그분들 뒤에는 하느님이 계신 겁니다.
우리 신자들은 불의를 가슴에 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정의로 무장하고 살아야 합니다.
세 번째,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갖추어 신어라.
로마서 10장 15절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네 번째 무기는 손에는 언제나 믿음의 방패를 잡아야 합니다.
이 방패는 마귀가 쏘는 불화살을 꺼트릴 수 있는 신앙의 방패입니다.
신앙의 방패는 마귀가 우리들에게 쏘는 유혹의 불화살을 꺼트릴 수 있고
신앙의 방패는 마귀가 우리들을 돈을 가지고 유혹할 때, 돈의 불화살을 막을 수 있고
신앙의 방패는 마귀가 우리들을 쾌락으로 이끌 때, 쾌락의 불화살을 막을 수 있고
신앙의 방패는 권력을 잡으라고 마귀가 유혹할 때, 권력의 불화살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갈라디아 2장 20절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겁니다.>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것, 우리 천주교신자들에게는 가능합니다.
성체를 영하면 움직이는 감실, 걸어 다니는 감실이 됩니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그 사람을 용서하고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겁니다.
우리 그리스도에게 있어 성체는 생명과 같은 겁니다.
필립보서 2장 5절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바오로사도의 신앙의 목표는 그리스도가 되는 겁니다.
두 번째, 그리스도와 동일화가 될 수 있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것입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닮게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과 동일화가 됩니다.
여러분 집의 십자가를 자주 쳐다보십시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십자가 앞에서 많은 말을 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그냥 쳐다만 보십시오!
십자가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십자가를 자주 쳐다보면 그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과 같아집니다..
그게 바로 십자가의 신비입니다.
필립보서 1장 21절에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입니다.>
이게 바로 바오로사도가 목표로 했던 그리스도와의 동일화입니다.
다섯 번째 무기는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는 겁니다.
신앙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구원이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이 어쩌다 나를 불러주신 것이 아니라 천지창조 이전부터 나를 구원해주실 계획을 가지고
세례주셨다고 하는 확신, 이 구원과 확신이야 말로 신앙생활의 기초
우리 신앙생활의 투구와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들 구원 받으셨습니까?
우리는 구원의 문안에 분명히 들어섰습니다.
여섯 번째 무기는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이 뭡니까?
칼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상대편이 나를 찌르려고 할 때
막는 방어의 의미와 상대편을 찌르는 공격의 의미가 있습니다.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사탄이 나를 공격할 때 그걸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유혹과 어려움이 올 때 말씀을 깊이 읽는 사람은
그 말씀 안에서 어떻게 분별을 해야 되고,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방어할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 공격의 의미의 칼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 악습이나 사탄을 성령의 칼로 찔러서 죽일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 언제나 기도하며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라고 합니다.
영적 무기 중에서 가장 위대한 무기는 바로 기도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하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움직이는 영적 인간이 될 때 기도가 가능합니다.
영적 인간은 어떤 인간이냐!
성령의 마리아 갈멜 수녀님은
성령의 인간은 생명 빛, 열성, 힘, 단순 순수, 투명, 쇄신, 자유, 평온한 마음의 상태의 소유자
육적인간을 열 두 가지로 표현했는데
죽음, 어두움, 슬픔, 미지근함, 무기력, 간사하고, 복잡한 생각, 불순하고, 흐림, 타성,
부자유, 불안... 이런 육적 인간은 마음과 생각이 세상일로 가득 찼기 때문에
성령과 통교가 끊어져서 영적 불감증에 걸립니다.
그래서 기도가 되지 않습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야만 기도가 가능합니다.
우리 많은 신자들이 응답을 못 받고 기쁨이 없고
해치우는 식으로 기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기도 시작 하시면서, 묵주기도 청하면서 성령께 도움을 청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내 의지, 감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도와주셔야 됩니다.
여러분들은 모든 기도하기 전에 성령께 도움을 청하십시오.
(성령님, 오늘도 어쩌면 분심, 잡념 속에 기도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도와주십시오...성령께서 분심 잡념 좀 막아주십시오.)
성령께 도움을 받아 기도하라고 그랬습니다.
두 번째, 기도는 계속적이라고 그랬습니다.
기도는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늘 하느님 앞에 일정한 시간을 봉헌해야 됩니다.
영적인 힘은 날마다의 기도를 통해서 얻어진다고 그랬습니다.
기도는 열심히 드려야 됩니다.
기도는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이것저것 하면서 같이 하는 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맥 빠진 기도는 아무것도 성취를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도는 이타적이라고 그랬습니다.
기도는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 해야 됩니다.
성숙한 신앙인의 기도는 내 집 울타리를 뛰어넘어서 햇살처럼 퍼져나갑니다.
이번 지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여러분들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얼마나 기도하셨습니까?
여러분들 자식을 위해서는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들이 정말 눈물로써 기도를 바쳐본 적이 몇 번이나 되겠습니까?
오늘 세례축일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었음을 상기하고
세례 때 하느님께 했던 약속을 상기하는 날입니다.
그리스도의 군사는 영적갑옷과 무기로 무장하고
세상의 악과, 내 악습과,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 자임을 늘 묵상하고 오늘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린
에페소서 6장 11절부터 19절을 읽어보시고
여러분 나름대로 깊은 묵상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온전한 군사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 2005년 1월 09일 -주님 세례축일(느티나무신부님)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 카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