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펌 - (122) 재봉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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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0-01-25 | 조회수514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작성자 이순의 (leejeano) 번 호 7281 작성일 2004-06-18 오전 1:45:36
2004년6월18일 금요일 예수 성심 대축일( 사제 성화의 날)ㅡ에제키엘34,11-16;로마 서5,5-11;루가15,3-7ㅡ
(122) 재봉질 이순의
종일 보슬비가 내렸습니다. 작년 여름까지 입었던 여름옷들이 허리가 맞지 않아서 유난히 옷 걱정이 심한 해였습 니다. 그렇다고 새로 장만하기에는 너무 말짱한 옷들입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옷들을 정리하다가 마음에 드는 치마 다섯 장을 펼쳤습니다. 여름치마 네 장과 겨울치마 한 장입니다.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다리에 흉이 많아서 모두가 로~~옹 스커트들입니다. 그래서 수리가 가능합니다. 먼저 지퍼를 뜯어서 혹시 재활용 할 일이 있을지 모르니 정갈하게 보관합니다. 다음은 안감과 겉감이 잘 펴지도록 반듯하게 놓고 허리벨트를 잘라 냅니다. 겉감의 다트 부분을 뜯어서 다림질 합니다. 분리된 안감은 겉감보다 2센티 정도 더 잘라냅니다. 그리고 그 분량만큼의 아랫부분에 놓고 안감과 겉감을 붙이는 박음질을 합니다. 2센티의 겉감을 반으로 나누어 1센티만 안쪽으로 접어서 안감부분과 겹치지는 않고 마주 닫도록 하여 박음질합니다. 여름치마는 얇아서 홑겹일 때 고무줄에 쉽게 상하기 때문에 두 겹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박음질이 된 부분을 다시 고무줄을 넣을 부분만큼 안쪽으로 접어 박음질하여 고무줄 을 넣으면 끝입니다. 참! 허리 벨트분에 붙은 단추랑 걸고리 짝도 뜯어서 반짇고리에 담아두었습니다. 틀림없이 다음에 또 어디엔가 요긴하게 재활용 될 것입니다.
당분간 또 몇 년은 아랫도리 옷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오히려 고무줄로 교체를 하였더니 농지기로 모셔둔 장롱 지기들이 서랍지기로 자리 바꿈 하면서 안주인의 몸가짐이 더 품위 있게 생겼습니다. 오늘은 긴 치마 한 장을 싹둑 잘라 반 토막을 만들어서 입고 일을 하였더니, 고무줄로 인한 주름자락이 바람에 섹시하게 날리는 마릴린 먼로의 주름치마가 되어 찰랑거립 니다. 흉터 때문에 긴치마만 입었던 시절의 거추장스러움이 없어서 가볍습니다. 다리의 흉터를 의식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보슬보슬 오시는 보슬비 때문에 바람께서 오시지 못하여 치마자락이 들리는 야리한 폼은 잡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맨 날 입는 늘어지고 낡고 무릎 나온 바지보다 살랑살랑 치마가 내 마음을 한 결 여성스럽게 해 줍니다. 오랜만에 종아리도 세상구경 좀 했습니다. 참으로 부자가 된 날입니다.
간단한 재봉질로 편안한 맞춤옷이 되어 내 몸을 감싸주듯이 사제 성화의 날에 모든 사 제들이 편안한 새 사제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ㅡ 아흔아홉 마리는 들판에 그대로 둔 채 잃은 양을 찾아 헤매지 않겠느냐? 루가15,4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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