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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05 조회수513 추천수0 반대(0) 신고
 
 
창세기의 족보(창세 5; 10; 11,10-26)


창세기에 나오는 족보는 성서 공부를 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사실은 유심히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5장과 11장 10-26절의 족보는 아담과 그의 후손이 몇백 년을 살면서
자식을 낳아 번성한 이야기이고,
10장의 족보는 그 후손들이 갈라져나가 땅을 차지한 이야기다.
요약하면 아담과 그 후손이 자식을 낳아 번성하면서
땅을 차지해 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마지막에 인간을 창조하시며 강복하신 말씀
(창세 1,28)이 바로 이것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강복하신다는 것은 그 강복 내용을 하느님께서
반드시 이루시겠다는 절대적인 약속과 같다.
창세기 3-11장은 금지된 선악과를 먹고 낙원에서 추방된 이야기,
세상이 폭력으로 가득차 하느님께서 홍수로 쓸어버리신 이야기,
그리고 바벨탑이야기 등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죄의 역사다.
이 인간의 죄의 역사 가운데도 하느님의 태초의 강복이 이루어지고 있는,
곧 인간의 죄의 힘보다 하느님의 은총의 힘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족보들이다.

하느님의 강복과 그에 담긴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자식을 낳아 번성하여 땅을 차지하고
세상을 정복하라는 하느님의 강복은
오늘날까지 쉬임 없이 이루어져 왔다.
문제는 이 강복이 우리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야훼 하느님께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약속하여
그대로 이루어 주시기는 했으나, 어차피 그 역사는 마지막이 아니라
종말의 하느님 나라의 약속과 성취를 위한 시작이었다.
눈에 보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하고 거기에 안주하여
더이상 하느님을 향해 떠나기를 거부하여
멸망의 길을 간 사람도 수없이 많다.

우리가 세상에서 얻어내는 성취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곁에 계시다는 징표일 뿐이다.
또 하느님을 향해 계속 떠나도록 놓아주시는 징검다리와 같다.
그러기에 자기 손으로 이룬 성과에 만족하면서 거기에 머무르려 한다면,
하느님의 징표를 보고도 그 징표를 주신 분은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다. 성서에서 가르치는 가난은
이처럼 자기 성취를 가지고 사람들 앞에 서려는 유혹에서
자유로워지는 태도를 포함한다.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김종수 신부 지음 / 바오로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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