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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06 조회수566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 도시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불렀다(창세 11,9)


원역사(창세 1-11장)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도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온 세상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다"는 말로 시작된다.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여 누구에게나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알아들을 수 있었다는 것인데,
사람 사이에 말이 통하고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사건의 발단은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날리자'고 계획한 데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하늘'은 어떤 물리적인
높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가리킨다.
주님의 기도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하는 것도,
사람이 땅에서 살고 하느님은 우리와 다른 분이시기에
땅과 대조되는 하늘을 그분의 거처로 부르는 것이다.
하늘은 성령께서 거처하시는 우리의 영혼 깊은 곳일 수도 있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사이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이 모여 하늘에 닿기를 공모한 것은,
하느님의 자리를 넘본다는 점에서 선악과를 따먹는 이야기와 통한다.
선악과 이야기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 숨겨진 욕심에 대해 말한다면,
바벨탑 이야기는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집단 계획을 세우고
실현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들에게 행복을 약속했으나
 폭력으로 끝나버린 예가 많다.

그리고 권력을 차지하고 나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거짓과 술수를 일삼는 일도 많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세계 질서를
장악하기 위한 계획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한편 하느님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대표적인 계획은 율법주의적 태도다.

사람들이 하늘에 닿도록 탑을 쌓기 시작하면서
말이 뒤섞이고 서로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힘을 장악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평화로이
공존할 수 없는 시간이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함께 누리고 즐길 때는 좋았으나 재판장에 나와서는
서로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떼를 쓴다.
마음껏 소유하고 즐기려 들면 아무것도 누릴 수 없는 때가 온다.
그러나 이웃을 바라보고 자기 몫을 조금만 절제하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그것을 누릴 수 있다.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김종수 신부 지음 / 바오로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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