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6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Come away by yourselves to a deserted place and rest a while.
(Mk.6.31)
제1독서 열왕기 상권 3,4-13
복음 마르코 6,30-34
며칠 전, 급하게 어디를 갈 일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촉박했기에 마음도 무척이나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신호등은 저를 도와주지 않는지요? 계속해서 빨간 신호등에 걸려 서야만 했습니다. 신호가 바뀌어도 교차로에서의 막힘 현상으로 신호를 받지 못하고 다음 신호등을 기다리는 상황까지 놓이니 초조함과 함께 약간의 화도 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득 빨간 신호등에 서 있는 내 자신을 바라보며 이것이 오히려 주님의 배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서두르다가는 위험할 수도 있으니 빨간 신호등에 잠깐 서서 쉼의 시간, 즉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지요.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며 쉼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내 앞 길이 파란 신호만을 받아서 쉴 새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싶겠지요. 그러나 그렇게만 되었다가는 큰 일 날 수도 있습니다.
제가 10년 전 볼링에 완전히 심취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점점 볼링 점수가 높아지면서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단 한 번의 실수로 퍼펙트를 아깝게 놓치게 되었습니다. 이 날은 특히 점수가 높게 나와서, 몇 번 계속 치다보면 분명히 퍼펙트라는 것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 10게임 이상을 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는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허리를 다친 것이지요.
이 날 역시 제 몸에서는 빨간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만 치라고 허리가 뻐근했었거든요. 하지만 퍼펙트라는 욕심에 그만 계속 쳤고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던 것이지요.
세상에 파견했던 제자들이 나름대로 성공을 하고 예수님께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신났나 봅니다. 예수님처럼 자기들도 놀라운 기적을 행할 수 있었으며,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사람들의 회심을 체험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예수님께 보고하면서 무척이나 흥분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넘쳐났겠지요. 이런 분위기를 타서 다시 다른 지방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고, 놀라운 기적도 행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런 제자들을 향해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계속 파란 신호를 받아 쉬지 않고 앞으로 가는 것보다는 잠시 멈추어 서서 기다릴 수 있는 빨간 신호를 내려주신 것입니다. 그래야 서두르지 않고, 주님의 뜻에 맞게 제대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오신 분. 주님을 생각하지 않고 세상의 흐름 속에서 정신없이 살았다면 이제는 주님 안에서 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그러한 충전의 시간, 도약의 시간이 있어야 더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진짜 행복의 대가는 아주 저렴한데도 우리는 행복의 모조품에 참으로 많은 대가를 지불한다.(발로)
악한 것은 모양이라도 버리자
미국의 신경과학회 회원인 앤드리어스 바텔스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수십 명의 사람들을 자기공명 영상장치로 촬영하였습니다. 그 순간 사람들은 뇌의 20여 곳에서 혈류량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뇌는 인체 활동의 총 지휘본부입니다. 그러므로 뇌에 부패한 정신이나 문화가 들어가면 사람의 행동이 파괴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은 보기 좋은 것, 듣기 좋은 것, 귀한 것들을 보고 들으려고 해야 합니다. 나쁜 것, 퇴폐적인 것, 세속적인 것, 향락적인 것 등을 자꾸 접하면 뇌가 부패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복음이 생명수로 들어가면 회복이 됩니다. 우리의 생명을 회복시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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