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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7일 야곱의 우물- 루카 5,1-11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07 조회수421 추천수1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1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말씀에 따라 그물을 던지고 주님의 말씀에 따라 그물을 거둘 수 있도록 저희의 귀와 마음을 열어 주소서.

독서
군중은 예수님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모든 것은 하느님 말씀의 능력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 주일의 복음에서 보았듯이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자렛에서 말씀과 행적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데, 이때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에 “권위가 있다.” (루카 4, 32)는 것을 봅니다. 사람들은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 (4, 36) 하며 서로 말했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겐네사렛 호숫가의 고기잡이 장면이 펼쳐집니다.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습니다. 이미 고기잡이는 끝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치라고 하십니다. 이는 목수의 아들로 자란 예수님께서 고기잡이를 직업으로 살아온 베드로에게 할 수 있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 그러나 베드로는 예수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당신 말씀으로 자신의 장모를 낫게 하는 것을 본 것입니다(4, 38 – 39).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스승님’ 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사용된 단어는 위에 있는 이, 명령하는 이, 권위자를 뜻합니다. 고기잡이의 권위자는 아마도 베드로였을 것입니다. 그는 지금이 고기를 잡을 시간도 아니고, 깊은 데 그물을 던지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것은, 그분의 말씀이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그물을 던지는 것이 헛일이라고 생각할 충분한 이유가 있음에도 그물을 던집니다.

이렇게 말씀의 능력을 믿고 따른 데서 나온 결과는 “그물이 찢어질 만큼” (6절), “배가 가라앉을 지경” 으로(7절) 많은 고기가 잡힌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베드로는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라고 말합니다(8절). 이러한 베드로의 반응은 제1독서에 나온 이사야의 반응과 공통됩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청하는 것은 주님이신 예수님과의 관계 단절을 원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사야는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면서(이사 6, 3) 자신이 ‘입술이 더러운 사람’ 이라는 것을 인식했고, 그런 처지에서 하느님을 뵈었기에 그것을 감당할 수 없음을 고백했던 것입니다(이사 6, 5).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한테서 떠나가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를 당신 곁으로 가까이 부르십니다. 이사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하느님은 그를 정화하시어 당신께 합당한 사람이 되게 만들어 주십니다.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약속하십니다.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0절) 여기서 고기잡이 이야기는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지금까지 복음이 물고기를 잡는 어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였다면, 이 마지막 말씀은 그 고기잡이가 제자들에게, 그리고 복음을 읽는 공동체에 중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제 베드로는 물고기를 잡는 어부에서 사람을 낚는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사람을 ‘산 채로 붙잡는’) 사람으로 변화됩니다. 이것이 11절에서 말하는 그의 부르심입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 베드로는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으려고 애를 쓰며 밤을 새는 것과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고기가 잡힐 만한 곳에 수고하며 그물을 치지만,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날들도 허다할 것입니다. 그때에 주님께서 지금 다시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고 하시면, 그는 이날을 기억하며 주님의 말씀대로(루카 5, 5) 다시 배를 저어 바다로 나아가 그분께서 말씀하신 그곳에 그물을 던질 것입니다.

성찰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베드로와 사도들이 한 것처럼 하느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는 우리는 교회라는 배를 저어 이 세상으로 나가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합니다. 그렇지만 고기잡이 기적을 통하여 말씀의 능력을 체험한 베드로가 “모든 것을 버리고” (11절), 인간적인 판단까지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듯이, 우리도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라는 그분의 말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이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는다면, 그 말씀을 못 들은 척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도
“당신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당신께서 그것에 희망을 두게 하셨습니다. 당신 말씀이 저를 살리신다는 것 이것이 고통 가운데 제 위로입니다.” (시편 119,49 – 50)
안소근 수녀(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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