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친구와함께
커다란 고통을 맞게 된 친구와
함께 있어주는 일이 쉽지 않다.
이는 몹시 불편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 친구와 함께 있으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어떤 답변을 해야 할지
그저 막막하고 걱정이 앞설 뿐이다.
그럴 때는
그 친구를 고통에서 빠져나오도록
보살피고 돌보아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그런 고통의 두려움에서 빠져나
오기 위해 뭔가 얘기들을 해 대려는
유혹을 겪게 된다.
“어제보다는 그래도 좀 나아졌군.”
“곧 괜찮아질 거야.”
“너는 분명히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이런 식으로 자주 얘기를 하지만,
우리 누구나 그런 말들이 거짓이고
그 말을 듣는 내 친구 역시 그런 말들이
거짓임을 안다.
친구들과는 거짓을 나눌 이유도 없고
장난할 필요도 없다.
그저 단순하게 “난 너의 친구야.
이 순간 너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기쁘고 좋아.”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아무 말도 할 필요 없어. 그냥 눈을 감아 봐.
여기 내가 함께 옆에 있잖아. 널 생각하고,
널 위해 기도하고,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잖아.”
이런 몇 마디 정직한 말과 몸짓,
그리고 애정 어린 침묵으로
진정 친구와 하나 되어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헨리 나우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