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낯선 개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11 조회수417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마르코 7:24-30)
 
예수님께서는 고향을 떠나 페니키아 땅에 계셨다. 페니키아인들은 문자와 별을 보고 항해하는 항해술을 전한 재능이 많은 사람들로 섬유, 염색, 금속 세공, 유리제조업 등이 뛰어났다. 페니키아 선원들은 지중해뿐만 아니라 대서양까지도 항해했다. 그리하여 다른 나라의 해군에서는 앞을 다투어 페니키아 배와 선원들을 쓰려고 하였다. 그들은 무척 외향적이었다. 반면에 유다인들은 바다로 나가지 않았을 뿐더러 그 당시에는 외향적이지도 않아서 작은 배를 타고 해안을 따라다니는 정도였으며 심지어는 호수를 “바다”로 잘못 부르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유다인들은 이방인들을 “낯선 개(foreign dogs)”라고 불렀다.
 
오늘 복음의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다.”는 구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 낯선 땅에 도착하셨을 때에는 무척 피곤하셨던 것 같다. 어떤 부인이 예수님께 병든 딸을 데리고 와서 치유를 부탁하자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이방인들에게는 봉사를 하실 수 없다는 말씀이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개라면 어린이들은 강아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딸을 치유해주시고 난 후 그 어머니를 보내면서 “이제 네 갈 길을 가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이방인인 백인대장의 종을 멀리서 치유하셨던 것처럼 딸에게 안수도 하시지 않고 멀리서 치유하셨던 것이다.(마르코 8:5-13) 우리는 예수님께서 가장 젊잖고 가장 용감하시고 가장 사랑이 많으신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찌 이방인에게 그렇게 심한 말씀을 하셨을까 하고 이해를 하지 못한다. 우리는 예수님께서는 모든 민족과 종교를 초월하신 것으로 알고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다음 복음(마르코 7:31-37)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심한 말씀을 하시지 않고 귀먹고 말 더듬는 이방인의 귀에 손가락을 넣으시고 침을 발라 혀에 손을 대셨다.(마르코 7:31-37)
예수님께서는 젊으셨기 때문에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던 것”으로 보여진다.(루카 2:52)
 
교황 그레고리 1세(Pope Gregory the Great, 540-604)가 말했다.
“성령은 하느님의 손가락입니다. 예수님께서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의 귀에 손가락을 넣으셨을 때 성령의 은총을 통하여 그 사람의 영혼이 믿음을 갖도록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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