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

자연을 품고 계시는 분,

존재의 기원으로 돌아가는 것,

풀, 꽃, 나무, 동물, 사람, 강과 산, 바다,

해님, 달님, 별님, 은하수님

안으로 녹아드는 것,

자연과 우주를 움직이는 영(靈)과

만나고 하나 되는 것,

그 영 안에서 만물과 만인이

구별되면서도 한 몸임을

마침내 깨닫는 것,

이승살이의 결론과 결과로서

그 하나 됨과 깨달음,

누릴 충만함과 기쁨과 환희의

정도와 밀도가 정해지는 순간,

이승살이와는 처지가

돌이킬 수 없게 반비례로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아이티 흑인들과 그들을 수탈해온

백인들의 처지가 영 딴판으로

뒤바뀌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자본가들과 그들에게 수탈당하던

무산자들의 처지가 영 딴판으로

뒤바뀌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모든 사람과 자연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확인하는 순간,

무섭기도 하고 기다려지기도 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