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갈대
많은 사람들이
뭔가 다소 상하거나 망가지면
이를 치워버리거나 내팽개치려는 경향이 있다.
손질해서 고쳐보려 하지도 않고
“그걸 고칠 시간적 여유가 어디 있어?
차라리 버리고 새 것을 사는 것이 훨씬 낳아.”
이런 식으로 말하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사람들을 대하면서도 이런
식으로 대한다는 데에 있다.
“그 사람은 술 문제가 좀 있어.”
“그 여자는 뭔가 좀 이상해. 우울증인가 봐.”
“그 회사가 요새 좀 잘 안돌아 가는 것 같아.
이럴 땐 좀 멀리 떨어져서 휘말리지 않는 게 상책이야.”
이런 말들이 우리의 일과나 일상에도
비일비재하지 않는가 말이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와 약점 때문에
어떤 사람을 내팽개치게 된다면
많은 경우에 그 상처와 약점 속에 감추어져 있는
그 사람의 귀한 재능을 무시하는 것이 되고,
그래서 그에게 또 다시 한 번 상처를 입히는 셈이 된다.
세상 모든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그 상처가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상한 갈대들이라 할 수 있다.
상한 갈대를 마저 꺾어버리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된다.
약함 속에 강함이 숨어있는 것이며,
참된 공동체란 약한 자들과 함께 하는 우정이라는 사실을
굳게굳게 믿으며 살아야 한다.
- 헨리 나우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