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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렇게 기도하여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3 조회수569 추천수13 반대(0) 신고

<이렇게 기도하여라>(마태 6, 9-15)

 -유 광수신부-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예수님은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신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의 기도에 대해 점검해 보도록 하자.  먼저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기도하는가? 기도의 목적이 무엇인가? 기도를 하면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인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먼저 기도의 목적이 무엇인가? 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보자.  기도의 목적은 3가지를 이루는 데 있다. 첫째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는 것"이며, 둘째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슨 기도를 하든 즉 묵상기도, 관상기도, 묵주기도, 염경기도, 십자가의 길을 하든 여하튼 기도의 목적은 위의 3가지를 이루는데 있다. 한 마디로 기도의 목적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나의 나라가 아니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는 것이며, 나의 뜻이 아니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는 데 있다.
 
우리 삶의 목표는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완전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닮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면 될수록 우리가 있는 그곳은 나의 나라가 아니라 아버지의 나라가 건설되어 있을 것이고, 나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가 기도하는 목적은 "아버지의 나라가 이루어지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는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버지의 나라보다는 나의 나라를 확장해 달라고 기도하고,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 나의 뜻이 이루어달라"고 기도한다. 물론 이런 기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기도의 목적은 아니다. 내가 필요한 것을 청할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만 기도하는 것은 아니고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버지의 나라와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만일 이런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면 우리의 기도는 항상 미완성이고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가 기도할 때 주의해야할 사항을 두 가지 말씀하셨다.

 

첫째는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는 것이다.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위선자란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 십번씩 주의기도를 바친다. 주의기도의 내용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해달라는 것이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워지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삶이 아버지의 나라가 오도록 노력해야 하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워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생활이어야 하는데 실제적으로는 아버지의 나라가 아니라, 나의 나라를 위해서 또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 나의 뜻이 이루워지기만을 바라고 그렇게 생활한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위선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식의 기도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 십번씩 주의기도를 바치면서 과연 아버지의 나라가 오도록 또 아버지의 뜻이 이루워지도록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빈 말을 하지 마라."는 것은 말은 말만 그럴 듯 하게 하고 실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다. 즉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내용은 없이 말만 하는 경우이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해달라고 했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워지게 해달라고 기도했으면 생활도 그렇게 살아야지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빈 말이 되는 것이다.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 지 알고 계신다."고 하셨듯이 굳이 우리가 이것 저것 청하지 않아도 아버지께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신다. 그런데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 알고 계시는 아버지께 자꾸만 청하기만 한다는 것은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아버지께 맡기고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아버지의 나라를 어떻게 하면 오게 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나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워 지게 할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를 다 알고 계시만 그래서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지만 우리는 아버지의 나라를 어떻게 하면 건설할 수 있는지 또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뜻을 알고 그 뜻을 행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무엇이 아버지의 나라이고 아버지의 뜻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기도를 바치든 기도의 목적은 항상 아버지의 나라를 건설하고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데 있다고 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기도 노트" 라는 제목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내가 열일곱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는 아버지 생의 마지막 일년 동안 아버지와 함께 일했는데, 밤이나 주말 그리고 여름방학에도 타자를 쳤고 아버지가 자료를 수집하거나 책상에 앉아 집무를 보실 때 늘 곁에 있곤 하였다.
아버지는 늘 엄격하셨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지낸 시간 중 단 한순간도 난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오랜 갈등 끝에 말년에 신앙심을 갖게 된 아버지는 그것을 특별한 영광이라고 자부하며 잡지 기사에 인용하곤 하셨고, 또 혼신의 힘을 다해 책으로 펴내기도 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서재를 채임 맡아 천 권 이상 되는 책들과 이백 권이 넘는 개인 노트들이 각각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겼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의 침대에 딸려 있는 서랍을 정리하던 중 나는 전에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메모 노트를 발견하고 매우 놀랐다. 그리고 그 노트를 뒤적이다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던 초록색 잉크로 정성껏 적어 놓은 많은 이름들을 발견했다. 맨 먼저 가족의 이름, 그 다음 친구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이웃들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빈 페이지도 있었고 이어 이십여 명 가량의 내겐 전혀 생소한 이름들도 있었다.
나는 그 메모 노트를 어머니께 보여 드렸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씀하셨다."그것은 네 아버지의 기도 노트란다. 네 아버지는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이 노트를 펴고 한 사람 한사람 이름을 손으로 짚어가면서 조용히 기도하셨단다."
"그런데 이 분들은 누구지요?" 내가 마지막 명단을 가리키며 묻자 어머니가 대답하셨다. "그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사람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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