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릿구릿하고 낯 뜨거운 인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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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연 | 작성일2010-02-25 | 조회수447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구릿구릿하고 낯 뜨거운 인습>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 장례를 치를 적에는 내가 건축 사업을 하고 동생이 공직자여서 그런지 조화가 엄청 많이 들어왔다. 상주로서 절하느라 허리가 아파서 속으로 문상객이 그만 왔으면 했다.
그러나 내 큰 아들 결혼시킬 적에는 이제 번역일이나 하고 있는 처지에서 안 되겠다 싶어 화환 한 개쯤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로마에 있는 성염 친구에게 연락을 하여 허락을 받고 그 이름으로 화환을 주문했다. 그런데 결혼식을 올릴 성당에 가보니 화한이 몇 개 더 와 있었다. 축하객도 생각보다 꽤 왔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고단한 친구한테는 화환이나 조화를 한 번씩 보냈다. 그런데 가보면 꽃이 몇 개씩이나 와 있었다. 문상객이나 축하객도 알맞게들 와 있었다.
나도 그렇지만, 흔히들 하객이나 문상객이 적당히 오면 그것으로 교우관계가 무던하고 인심을 잃지 않고 살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나처럼 그런 일에 신경을 쓰고 살면 우리 자신이 좀 안쓰러울 것 같다. 다행히 우리 손자 세대에는 관혼상제 문화가 지금과는 딴판으로 변할 것 같다. 가족친지, 절친한 친구 몇 명이서 조촐하고 거룩하게 지낼 것 같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나는 결혼예식장에 갈 때면 밥 먹기 전에, 예식이 끝나기까지 참석하곤 한다. 결혼식에 가는 목적이 신랑신부와 그 부모를 축하해 주는 데 있다는 생각에서다. 예식장 의자가 부족하면 뒤에 서 있기라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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