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에 "
종갓집 막내가
조상님께 제수로 쓰일 농주에 취하여
따끔한 회초리 부러지고
시린 바람의 쇠뇌
고해 견디는 야전군으로 길들어
바늘보다 무서운 세파에
장신구로 써졌구나.
몸을 삼킨 지혜
저를 갉아 예리한 송곳이 되어
선을 찌르고
시간 찌르고
가상에 임을 매달다 모자라
심장을 찔러 흘린 피로
녹아드는 내모습 보고 섰구나.
초절한 잔꾀만 아니었으면
순하게 옷 입었을 테니
임에게 닿은들 부드럽게 녹아
낮은데 머물렀을 텐데
지극한 참회로
날마다 슬픈 전설을 써서 걸어도
지워야할 비린내 뿐
미친 듯 퍼마신 욕심
취한 한 갑자
깨어 돌아 가야할 묻힌 길
눈 비비다
울고 울면서 떨고 서있었구나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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