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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9일 야곱의 우물- 마태 18,21-35 묵상/ 용서해야 하는 이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9 조회수534 추천수3 반대(0) 신고
용서해야 하는 이유

21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 하고 물었다. 22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23그러므로 하늘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24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25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26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7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28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 … ) 32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33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 34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35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어느 날 한 신자의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았다. 이미 몇 사람이 먼저 와 있었고 식사 중에 한 형제가 큰 목소리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순간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그분은 술을 미리 좀 드신 모양이었다. 문제는 그분이 나를 다른 사제와 비교하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적은 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신자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적으로 비판을 받는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어쩔 줄 몰랐다.

그 상황에서 나는 한마디도 못했다. 아니 못한 것이라기보다는 충격으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본당신자한테 면전에서 비난을 받으며 심한 수치심과 모욕을 받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 나는 밖에 나가기 싫었고 표정은 어두워졌다. 그러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분이 하신 모든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고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평상심을 되찾았다. 이후 그 일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 되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종종 그분이 고맙게 느껴진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용서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 주신다. 나아가 ‘용서해야 한다.’ 는 당위성을 갖고 말씀하신다. 삶에서 버거운 과제 가운데 하나가 용서지만, 예수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도 용서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러나 감정 정리가 되지 않고 정말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억지로 하거나 내키지도 않은 상태에서 용서하려 하면 더 혼란스럽고 죄책감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서할 때 비로소 모든 고통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사실만은 이해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용서가 얼마나 좋은지는 용서를 해본 사람은 알고, 용서가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지는 용서한 후에 비로소 실감할 것이다.
송동림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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