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월 18일 사순 제4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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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0-03-18 | 조회수943 | 추천수21 | 반대(0) 신고 |
3월 18일 사순 제4주간 목요일 - 요한 5장 31-47절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강가에 설 때 마다>
가끔씩 가는 강가에 설 때 마다 드는 느낌입니다. 강가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풍요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은 늘 깨끗하고 맑습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강물은 내려오는 물을 잡으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아두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두어두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흘러들어온 만큼 내려 보내다 보니 늘 그렇게 맑고 신선한 것이었습니다.
그릇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릇을 유용하게 사용하려면 자주 비워야 합니다. 무엇인가를 한번 담았다가 비우지 않고 계속 담아두면 일회용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자주 비우고 또 비워내야 또 다시 다른 것을 채우고, 또 채우면서 그릇으로서의 몫을 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논리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큰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노력이 ‘부단한 자기 비움’입니다.
오늘 예수님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유다인들, 그들은 얼마나 열심히 성경공부를 했는지 모릅니다. 눈만 떴다 하면 성경을 펼쳤습니다. 성경을 연구했습니다. 성경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성경에 통달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축척한 성경지식 때문에 쫄딱 망했습니다. 성경지식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보다 자주 그들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선민의식과 우월감을 비워냈어야 했는데, 보다 자주 자신들의 성경지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반복했어야 했는데, 그러한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율법지상주의로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지엽적인 부분이 몰두하다보니 성경이 가르치는 핵심에 소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을 열심히 공부했지만 성경의 핵심정신을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성경을 살지 못했습니다. 성경 정신을 삶에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신구약 성경을 통독할 때, 마지막 장을 다 읽은 후, 성경을 ‘탁’ 덮고 나서 든 한 가지 생각, 제 개인적 성경의 최종 결론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분은 죄 많은 우리 인간을 향한 극진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분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던지 인간 세계로 들어오신 참 하느님.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분은 희생양이 되심으로서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신 구원자 하느님.
지금 우리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지금 우리 정신, 우리 영혼을 지배하고 있는 주제는 무엇입니까?
잠시도 잡어두지 않고 끊임없이 떠나보내는 강물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여러 생각들을 미련 없이 떠나보내시기 바랍니다.
그 대신 매일 아침 우리에게 건네지는 복음말씀 가운데, 단 한단어만 마음 안에 간직해보십시오. 그게 어렵다면 단 한 문장만 선택해보십시오.
그 말씀을 생명처럼 여기고, 매끼 식사처럼 여기고 씹고 또 씹어보시기 바랍니다. 음미하고 또 음미해보십시오. 참 생명의 에너지가 천천히 샘솟기 시작할 것입니다. 새로운 삶의 전망이 다가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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