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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2일 야곱의 우물- 요한8,21-30 묵상/ 누구요?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3 조회수516 추천수12 반대(0) 신고
누구요?

그때에 21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간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22그러자 유다인들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니, 자살하겠다는 말인가 ?” 하였다.
 
23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24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25그러자 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요 ?”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처음부터 내가 너희에게 말해 오지 않았느냐 ? 26나는 너희에 관하여 이야기할 것도, 심판할 것도 많다. 그러나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참되시기에,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이 세상에 이야기할 따름이다.”
27그들은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가리켜 말씀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28그래서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29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30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었다.
 
 
 
 
◆오늘 복음에서는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누구요 ?” 하고 묻고 있다. 오늘 나는 예수님께서 선택해 주신 ‘나’는 어떤 존재인지 묵상해 보고자 한다. 버림받은 사마리아 여인으로 머물러 있어도 어쩔 도리 없던 나를 부르시어 생명의 빛으로 인도해 주신 분, 나의 주님을 생각하면 어느 것 하나 은혜롭지 않은 것이 없다. 그분께 찬미드리지 않을 수 없다. ‘주님께서는 어떤 분이시기에 저를 일으켜 세우신 것인가요 ? 제가 가는 길을 밝혀주시는가요 ?’

1998년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나는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빈손이었다. 공항에 떨어졌을 때 주머니에는 단돈 5만 원이 전부였다. IMF 위기를 맞은 때라 일가친척 어느 한 사람 도움을 청할 곳도, 기대할 곳도 없었다. 막막하기가 표현할 길 없는 상태였다. 마침 IMF 여파로 세를 놓지 못하고 있는 친구네 집에 짐을 풀었다. 전세금의 일부는 서민 전세융자를 얻고, 모자라는 돈은 사촌 언니의 도움으로 해결 했다.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대학에서 시간 강의 두 강좌를 얻어 처음 강의료로 받은 28만 원을 쪼개 생활했다. 지금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인데 어쨌든 고비를 넘길 수는 있었다.

그 시절, 마을버스 차비를 아끼려고 걸었던 그 길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 지하철을 타고 가며 남모르게 눈물짓던 때가 바로 엊그제만 같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렇다고 주님께서 나를 굶기신 일도 없고, 기거할 곳까지 마련해 주시지 않았던가. 그런 고난의 기간이 있었기에 주님의 자비하심을 체험할 수 있었다. 늘 절망적인 상황에서 길을 열어주신 분, 만일 쉽게 일을 풀어주셨다면, 그리고 시련의 날이 없었다면, 무엇보다 내게 그러한 극묘한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지금쯤 나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어 흘러왔을까 ! ‘주님의 크신 은혜, 감사합니다.’
구인회(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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