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월 30일 성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
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0-03-30 | 조회수994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3월 30일 성주간 화요일 - 요한 13,21-33.36-38
"주님 그게 누구입니까?"
<또 다른 배신자>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복음서 안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두 제자의 배반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스승을 배반한 두 제자는 당시 제자 공동체 안에서 나름대로 "한 자리", "한 가닥씩"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베드로는 수제자였습니다. 그로 인한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위세가 등등했습니다. 특히 틈만 나면 치고 올라오는 다른 제자들에게.
유다 역시 제자 공동체 안에서 중요한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제자 공동체의 살림을 담당한 총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가장 신뢰가 가는 인물, 인간성도 괜찮고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는 인물로 생각했기에 총무를 맡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동체 안에서 가장 중책을 맡은 공동체의 두 핵심 인물, 제자 중의 제자, A급 두 제자가 예수님을 배반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두 제자의 배반 사건을 오늘날 교회 및 사회 지도자들은 눈여겨 바라보면서 깊이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 가장 핵심 위치에서 교회를 인도하는 사람들입니다. 때로 그들은 교회 안에서 살며, 교회 가장 가까이에서 지내면서 교회를 위해서 가장 열심히 봉사하는 듯 보이지만, 많은 경우 예수 그리스도와 가장 먼 사람으로 전락할 위험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지속적으로 회개하지 않으면, 거듭 본질에로 회귀하지 않으면, 자신의 직책이 희생과 봉사, 섬김과 죽음의 자리임을 거듭 자각하지 않게 될 때 언제 배반자가 될지 모르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역할이 다른 무엇에 앞서서 십자가를 지는 자리이고, 끝까지 십자가를 포기하지 않는 자리임을 망각하는 순간 그 지도자는 또 다른 배신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예는 베드로의 배반 사건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십자가, 예수님의 쓴잔을 거부했기에, 베드로는 그 뒤로 입으로만 수제자였지 몸은 배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사람의 아들은 많은 고난을 겪고 죽을 것이다"고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가 펄쩍 뛰면서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베드로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표현입니다.
베드로는 입으로는 어떤 충성도 다 합니다. 그 어떤 맹세도 다짐도 다 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예수님을 뿌리치고 도망갈 가능성, 예수님을 배신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남들이 봤을 때는 그럴듯한 신자, 잘나가는 수도자, 괜찮은 사제로 보이고 인정받지만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에 우리의 시선이 멀어지는 그 순간 언제고 주님으로부터 등을 돌릴 가능성, 주님을 배반할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