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는 수녀님을 만났는데, 그 동안 내적으로 겪은 어려움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제야 외로움과는 다른 고독의 의미를 알겠고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으로 알겠다고 말합니다. 당시에는 너무 아프고 절망스러웠는데, 3년 정도 어둔 밤을 보내고 나니 그것이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통의 한자 ‘苦’ 를 풀이해 보면, 집 위에 풀이 덮여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앞으로 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이 고통의 시간을 통해, 다시 내 자신이 내적으로 더 깊어지고 가리움 없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고통 체험을 통해 우리의 신앙은 나를 아프게 하고 걸려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딛고 일어서게 합니다. 진정한 믿음 안에서 신앙의 힘은 발휘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라.” 고 말씀하십니다. 이 생명과 삶을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듯하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시고 허락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쁘고 좋은 것이든 아프고 힘든 고통의 시간이든 또 부끄러운 허물이든 그것을 하느님께서 주신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하느님께 봉헌해 드릴 수 있다면, 그 빈 마음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자유와 생명의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전진 신부(예수고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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