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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TV 방송 미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5,204 추천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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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 미사

 

 

1. 들어가는 말

 

오늘날 우리는 성당에서 거행되는 주일 미사를 케이블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과거에 일반 공중파를 통해서 바티칸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성탄이나 부활 대축일 미사만을 볼 수 있었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최근까지도 유교와 불교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한국에서 방송과 미사가 만남으로써 가톨릭 미사가 안방까지 접근하게 된 것은 매우 획기적인 일이다. "지붕 위에서 외쳐라."(마태 10,27)라는 말씀대로 TV 전파는 이 땅의 선교를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TV 방송 미사에 대한 인지도뿐만 아니라 이해도와 이용도는 상당히 낮다.

 

개신교는 일찍이 방송 예배와 전자 교회(Electronic Church)1) 형식으로써 기존의 교회의 대안 방송으로 자리잡아 왔다. 개신교 목사가 주도하는 예배와 설교는 방송을 통해 수많은 수용자인 신자들과 교감하게 한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온 방송 미사를 미사에 직접 참례하는 수준과 똑같이 인정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성찬의 전례는 신자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영성체만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방송 미사는 수많은 신자들에게 신앙을 돈독히 해 주는 기회를 부여해 주는 반면에 그들을 수동적으로 미사에 임하게 한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주 5일 근무제가 모든 분야에서 실시될 경우 주일 미사 참석 대신에 방송 미사로 대치하려는 유혹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글은 근본적으로 방송 미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도모하면서 선교적 목적을 위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하는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미사 성제의 개요, 방송 미사의 개념과 방송 미사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좀 더 나은 방송 미사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2. 미사 성제에 대한 개요

 

1) 미사의 정의

 

미사는 예수님께서 몸소 사제가 되시고 몸소 제물이 되시어 봉헌하신 십자가의 희생 제사이며,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로 완성된 구원 사업을 기리는 기념 제사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409항). 이러한 미사의 정의는 두 가지 차원, 곧 신적 차원과 인간적 차원이라는 인위적 구별로써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

 

(1) 신적 차원에서 미사 이해

 

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과 인류를 화해시키는 대사제로서 이 세상에 오셨고,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인류를 구원하셨다.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 제사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② 구약의 이집트 탈출 사건은 이집트 파라오 왕 밑에서 노예로서 고통을 당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킨 파스카 신비로 드러났다.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상의 죽음으로써 구약의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셨다. 따라서 미사는 죽음에서 영원한 삶으로 건너가는 파스카 신비의 재현이다. 

 

③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과의 최후 만찬에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 인간들에게 내어 주셨다. 미사는 이러한 최후 만찬을 기념하는 제사이다.

 

(2) 인간적 차원에서 미사 이해

 

① 미사는 다른 제사와 마찬가지로 성찬의 잔치다. 봉헌된 제물을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 행위로써, 제물을 받으시는 하느님과 제물을 바치는 사람들과의 통교와 일치를 이루게 한다.2)

 

② 미사는 일치의 성사이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모시는 거룩한 영성체는 주님께 대한 일치를 증대시키며 소죄를 사해 주고 대죄에서 보호해 준다. 성체를 모시는 사람과 그리스도 사이에 있는 사랑의 유대가 굳건해지므로 영성체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일치도 강하게 해 준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416항). "빵은 하나이고 우리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인 것입니다"(1고린 10,17). 미사 성제에서 신자들은 영성체로 그리스도를 모심으로써 하느님 안에 한 형제 자매가 되는 것이다. 성체와 성혈을 통해 모든 인류를 하나로 묶어 주고 일치시켜 주는 미사 성제는 결국 나눔의 성사인 것이다.

 

③ 미사는 일종의 식탁 공동체이다. 가족과 함께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위이다. 서로 모든 것을 나눌 때 참된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 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 주었다"(사도 2,44-45). 일찍이 초대 교회에서는 서로 한마음이 되어 나눔의 공동체를 실천했던 것이다.

 

④ 미사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한다. 미사는 신자 공동체의 행위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미사에 참여하면서 굳은 신앙으로 성찬의 신비에 동화되고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이를 세상에 나아가 이웃에게 베풀어 줌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3)

 

2) 미사의 형태와 구조

 

미사의 형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최후의 만찬에서 유래한다. 예수님께서 수난 직전에 다락방에서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감사 기도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과 함께 나누셨던 만찬 의식을 초대 교회가 재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오늘날과 같은 미사의 의식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의 미사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말씀 전례', 두 번째는 '성찬 전례'이다. 그러나 두 가지 전례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해 '시작 예식'을 두어 신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고, 두 가지 전례의 마감을 '마침 예식'으로 한다.

 

(1) 시작 예식

 

시작 예식은 신자 공동체를 확인하는 '인사', 하느님 말씀을 듣고 성찬의 전례에 합당하게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빌고 자비를 청하는 '참회 예절', 그리고 사제가 백성을 대신해서 바치는 '본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2) 말씀 전례

 

말씀 전례는 하느님 말씀을 듣는 '독서'와 '복음 낭독', 말씀을 들음에 대한 응답으로써의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 사제의 '강론', 그리고 '신앙 고백'과 백성의 기도인 '보편 지향 기도'로 이루어져 있다.

 

(3) 성찬 전례

 

성찬 전례는 '예물 준비', '감사기도', 그리고 '영성체 예식'으로 나뉜다. 예물 준비 부분에서 신자들은 예물(주일 헌금)을 봉헌하고 사제는 포도주와 밀떡을 제단에 제물로 바친다. 그리고 예물 준비 기도와 예물 기도를 드린다. 감사기도는 전례 거행의 절정의 순간으로, 감사송에 이어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시키는 성령 청원 기도가 따른다. 영성체 예식에는 주님의 기도, 평화 예식, 빵 나눔, 영성체와 기도로 이루어진다.

 

(4) 마침 예식

 

성찬 전례에 이어 마침 예식이 따른다. 신자들은 사제의 강복을 받고 세상으로 파견된다.

 

 

3. TV 방송 미사의 이해

 

1) 새로운 미사 참여 형식의 출현

 

기존의 가톨릭 미사는 교회 구성원들이 평일이든 주일이든 지역 성당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함께 모여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는 행위를 말한다.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를 비롯하여 복사, 성가대, 성체 분배 봉사자, 주송자, 독서자, 안내자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신자들이 모여 미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기존의 미사 형식과는 달리 오늘날 라디오와 TV, 심지어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하면서 가톨릭 전례가 전파를 타고 중계되는 경우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방송 미사가 실시되어 왔다. 반면에 우리 나라의 경우, 일반 공중파에서는 예전부터(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음) 성탄 자정 미사나 부활 성야 미사(바티칸 또는 명동 성당에서 거행하는 미사)와 같은 특별한 경우에 가톨릭 미사를 중계해 왔다. 1990년대 이후부터 서울대교구 소속 평화 방송의 설립과 함께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 미사가 주일마다 녹화 중계되고 있다. 중계 방송 미사가 일반화된 시대이지만, 많은 경우에 방송 미사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 TV 방송 미사 개념

 

TV 방송 미사란 TV 매체를 통해 방송 또는 중계 방송되는 미사를 말한다. 이것은 종교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되고 있다. 첫째로, 미사를 중계 방송하는 경우이다. 방송국 이외의 장소나 성당 건물 안에서 이동 중계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서 미사를 녹화하여 일정 시간이 지나 방영하거나 생방송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지역의 공중파 방송사들의 대부분이 무료로 매주일 아침 시간에 정기적으로 적당한 성당을 이용하여 주일 미사를 중계 방송한다. 물론 특별한 미사일 경우에는 생중계 방송을 한다. 또한 미국 교구들이 소유한 케이블 방송국4)이 주일 미사를 중계 방송하는 예도 빈번하다. 평화 방송의 경우, 거의 모든 주일 미사를 서울이나 인근 교구의 성당을 대상으로 녹화 중계 방송한다. 성탄 미사, 부활 성야 미사, 주교 서품 미사 등과 같은 특별한 경우에는 생중계 방송한다. KBS와 MBC 등의 일반 공중파에서는 해마다 바티칸에서 교황에 의해 거행되는 성탄 미사나 부활 성야 미사를 위성을 통해 수신하여 국제 중계 방송을 정기적으로 한다. 둘째로, 미사가 방송국 스튜디오 안에서 거행되는 경우이다. 고정된 무인 카메라와 무대 세팅이 준비된 소성당이나 경당에서 매일 미사가 생방송된다. 미국의 유일한 가톨릭 케이블 방송국인 EWTN(Eternal World Television Network)5)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수도 단체의 매일 미사를 생방송으로 방영하고 있다.

 

3) TV 방송 미사의 주수용자

 

일반적으로 TV 방송은 TV 세트가 설치된 가정이나 공공 장소에서 수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지털화와 함께 무선 인터넷이나 휴대폰과 같은 이동 통신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한을 벗어나 방송이 수용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수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볼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수용자는 기존의 방송 수신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 TV 방송의 시청자는 프로그램이나 시청 시간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광고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청률을 고려해 10대에서 20대를 주시청자로 설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방송의 상업주의적 경향과는 달리 특수 방송으로서의 종교 방송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TV 방송 미사는 비상업적이며 뚜렷한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곧 주시청자는 신자들로 구성되며, 부분적으로 비신자를 포함하기도 한다. 그러나 TV 방송 미사의 주된 대상은 주일이나 평일에 성당을 찾아가 직접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 다시 말해 신체적인 움직임에 문제가 있는 노약자, 병자, 임신부, 그리고 여행이나 출장으로 어쩔 수 없이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물론 TV 방송 미사 시청자는 말씀 전례 부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성찬 전례 중에 영성체의 직접적인 은총은 받을 수 없다. 그러나 하느님을 향한 열렬한 신심이 있다면 마음으로 성체를 배령하는 은총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4) 평화 방송 TV 방송 미사의 실태

 

(1) 평화 방송 설립 배경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적극적인 미디어 세계화의 반열에 들면서 미디어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특별히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가 미디어 산업 진출에 따라 각각 FM 라디오 방송뿐만 아니라 케이블 TV 방송, 위성 TV 방송, 그리고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실시하게 되었다. 평화 방송은 복음 선교를 목적으로 1990년 평화 방송 FM 라디오(PBC-FM, 105.3MHz)를 개국하였고, 1995년에는 PBC-Cable TV(당시 Ch 33)를 출범시켰다. 또한 최근에 인터넷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을 실시간 또는 VOD(video on demand)로 제공하고 있다.

 

(2) TV 방송 미사의 제작 과정

 

종교 방송으로서 평화 방송은 방송 초기부터 현재까지 라디오와 TV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종교 프로그램을 방송해 왔다. 그 중에서도 중계 방송 미사는 평화 방송이 선교 차원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프로그램으로 다루어온 것으로, 매주일 정기적으로 각 성당을 찾아다니며 동시에 중계 녹화, 녹음하여 간단한 편집을 거친 후 당일 라디오는 오후 8시에 TV는 오후 7시에 각각 방송하고 있다.

 

평화 방송 TV 중계 미사의 담당 PD는 중계 이동차가 당일에 이동할 수 있는 지역권인 서울, 인천, 수원, 대전 등의 교구를 대상으로 중계 녹화가 가능한 본당을 섭외하고 해당 주일에 녹화한다. 따라서 매주일 방송 미사는 본당을 순회하고 있고, 또한 편집 과정에서 본당 약력을 자막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중계 미사는 해당 본당을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역할도 한다. 

 

평화 방송은 특별 미사를 중계하기도 한다. 바티칸에서 매년 교황에 의해 행해지는 성탄 자정 미사와 부활 성야 미사는 위성으로 중계 받아 방송한다. 또한 해마다 서울대교구에서 행하는 사제 서품 미사나 자주 이루어지는 교구와 교회 기관의 야외 미사도 중계 녹화하여 방영한다.

 

(3) TV 방송 미사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주일 미사를 선교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으로 중계 녹화하여 방송하고 있는 만큼 PBC-TV는 TV 방송 미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 교회 지도자나 교회의 구성원들 대부분은 방송 미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주일 미사를 방송이란 도구를 통해 단순히 신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인식할 뿐, 그것이 신자들의 재복음화나 비신자들에 대한 새 복음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섭외된 본당에서 녹화 당시에 담당 PD의 재량권은 해당 중계 미사의 출연자로서 본당 신부의 지나친 간섭과 비협조로 무시되기 십상이다. 더 나아가서 PBC-TV로서 TV 방송 미사가 복음화를 위하여 더욱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이 되도록 새로운 아이디어와 재정적 투자가 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TV 방송 미사에 따르는 장단점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6)

 

 

4. TV 방송 미사의 장점

 

TV 방송을 통해 미사가 방영될 때 신자나 비신자에게 여러 면으로 도움이 된다. TV 방송 매체 자체 특성과 가톨릭 전례의 핵심인 미사의 성격이 다음과 같은 도움을 수반한다고 보겠다.

 

1) 복음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TV 방송 미사는 공동체(본당, 공소, 각종 단체, 해외 이주 신자 등)에 소속된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북돋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신자들은 평화 방송에 전화나 e-mail로 소감을 전하거나 제안을 보내기도 한다. 또는 상주 사제가 없고 모국어 미사를 드리지 못하는 해외 이주 공동체에서는 방송 미사 비디오 테이프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방송 미사는 물질 만능주의와 개인주의에 물들어 있는 세속 문화 속에서 가톨릭 교회가 현존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따라서 지역 교회에 복음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가톨릭 교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비신자가 TV 방송 미사를 시청한다면 가톨릭 교회를 방문하는 것이 그에게 매우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 주일 미사 참석을 조건적으로 대체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환자, 임산부, 그리고 불가피하게 성당을 찾을 수 없는 여행자나 출장자는 주일에 TV 방송 미사를 경건하게 시청하는 것으로 주일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아직도 전례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다.

 

3) 중계되는 본당 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준다.

 

TV 방송 미사는 매주일 본당을 순회하며 중계된다. 한 본당이 중계될 때, 본당 공동체가 방송을 통해 한국 교회 전체에 소개된다. 본당 역사, 본당 사목자, 그리고 단체와 신자들이 소개될 뿐만 아니라, 미사의 모든 전례에 본당 신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에 신자들 간의 일치가 이루어진다.

 

4) 미사 전례를 친숙하게 만들어 준다.

 

TV 특징 중의 하나는 친밀함이다. TV 카메라는 미사 성제의 여러 가지 행위를 매우 가깝게 담아낸다. Zoom-in과 Zoom-out, Close-up, Long-shot, Medium-shot 등의 다양한 카메라 작동으로 피사체를 찍는다. 비록 성당 건축이나 조명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신자들은 모든 전례 행위를 가깝게 볼 수 없다. 특히 노약자들은 미사 전례를 제대로 보거나 경청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TV 방송 미사는 이러한 노약자들에게 가깝게 미사 전례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다. 또한 강론대에서 사제는 close-up되는 카메라를 통해 시선의 힘을 구사하고, 얼굴 표정을 다양하게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TV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사람은 미사 전례를 더욱더 가깝게 체험하기 때문에 전례에 더욱 친숙해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5) TV 방송 미사는 영성 생활에 도움이 된다.

 

한국은 2020년에 고령화와 함께 결혼 기피, 만혼 현상이 겹쳐 100가구 중 22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7) 점차 늘어가는 독신자나 독거 노인들은 이웃과 격리되어 살기 십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 소외를 체험할수록 존재의 근거와 내적 평온을 찾으려는 영성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TV 방송 미사에 참여하면서 성가를 따라 부를 수도 있고, 사제의 강론을 경청하면서 영적 갈증을 채울 수도 있다. 특히 미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노약자들은 TV 방송 미사를 통해 자신이 믿음의 공동체의 일원임을 체험할 수 있다.

 

 

5. TV 방송 미사의 단점

 

1) 미사에 완전히 참여할 수 없다.

 

미사 성제는 크게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구성되어 있어서, 말씀을 경청하면서 그 말씀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축성된 빵인 성체를 모심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반면에 TV 방송 미사는 말씀 전례는 가능하지만 성체를 모시지 못하기 때문에 미사에 완전하게 참여하지 못한다.

 

2) 직접적 미사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환자, 여행자나 출장자에게 제한적으로 유효한 TV 방송 미사가 일반 신자들에게 남용될 수 있다. 일반 신자들이 본당 주일 미사에 실제적으로 참석하기보다는 편하게 집에서 시청하기를 선택할 우려가 있다. 미국 교회의 경우에,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문화적 정황 때문에 TV 방송 미사가 전례의 직접적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TV 방송 미사는 전례의 핵심인 '친교'보다는 지역의 신앙 공동체로부터의 고립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겠다.

 

3) TV 방송 미사는 수동적 참여를 유도한다.

 

위의 단점과 연관되는 세 번째 문제는 방송 미사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신학을 반영한다는 많은 전례 학자들의 주장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전례헌장"은 미사에 능동적 참여를 권하고 있다. 

 

"어머니인 교회는 모든 신자가 전례 거행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완전한 참여를 하도록 인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한 참여는 전례 자체의 본질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선택된 민족, 왕의 사제, 거룩한 겨레,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인(1베드 2,9; 2,4-5 참조) 그리스도인은 세례의 힘으로 그 참여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에서는 온 백성의 완전하고 능동적인 참여를 위하여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참여는 신자들이 거기에서 실제로 그리스도 정신을 길어 올리는 첫째 샘이며 또 반드시 필요한 샘이기 때문이다"(14항). 

 

이러한 "전례헌장"의 의도와는 달리, TV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신자는 수동적으로 미사 전례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례 학자들은 방송 미사의 통합성과 적극적 참여의 부족에 대한 한계를 표명하고 있다.

 

 

6. 몇 가지 제안

 

정보화와 세계화의 거센 물결을 타고 급변하는 이 시대에 필수적인 정보 상자로써 TV 매체는 인간과 사회 생활의 양식을 이루고 있는 만큼 교회도 TV를 통한 미사의 참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TV 방송 미사의 장점은 더욱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면서 정기적인 선교 프로그램으로 방영되는 TV 방송 미사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1) 교회의 모든 계층은 TV 방송 미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TV 매체를 통해 방송되는 미사는 그 특성상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수많은 신자와 비신자에게 접근하게 된다. 그만큼 방송 미사는 사람들에게 선교적 차원에서 다양한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 계층이 가장 먼저 TV 방송 미사의 장점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로는, 현재 PBC-TV 방송 미사 시청률이 다른 선교 프로그램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아무리 질 높은 방송 미사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하더라도 시청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 의미없는 프로그램이 되고 만다. 먼저 교회 지도자들이 방송 미사의 중요성을 깨달을 때 평신도들에게도 방송 미사에 참여를 권유하거나, 선교를 위해 다각적으로 사용하려는 노력이 따르게 될 것이다. 또한 본당 신부들이 중계 방송 미사의 섭외와 촬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어야 한다.

 

2) TV 방송 미사 프로그램 제작에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교황청 사회홍보위원회 사목 훈령인 [일치와 발전](1971년)에서 다음과 같이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바람직한 종교 프로그램 중에는 미사와 기타 거룩한 예식도 포함된다. 이런 프로그램은 전례면과 기술면에서 미리 잘 준비해야 한다"(제151항). 바람직한 종교 프로그램인 방송 미사가 의미 있게 전달되기 위해 현재보다 더 많이 관심을 가지며, 투자해야 한다. PBC-TV는 현재 중계 주일 미사 프로그램을 위해 1명의 PD와 중계차를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양질의 방송 미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제작비 증액과 인력 투자가 필요하다. 성전 안에서 크랭크를 이용한 카메라의 다각적인 이동으로 Zoom과 Cut으로만 구성된 단순한 장면 전환과 장면 구성에서 탈피하여 지루하지 않게 시청하게 해야 한다. 방송 미사 시작 전에 본당 소개를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더욱더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한다. 본당 사목자나 사목회 총회장과의 인터뷰, 본당 특성에 대한 소개 등 재미있는 소개 꼭지를 만들어야 한다. 중계 미사에 대한 모니터 팀을 구성하여 객관적인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

 

3) TV 방송 미사 전례 직무 수행자들에 대한 지침이 필요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전례헌장"은 다음과 같은 중계 미사에 대한 지침을 주고 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한 거룩한 예식의 중계는, 특히 미사 성제의 거행에 관한 중계는 주교가 이 임무를 위하여 지명한 적절한 인물의 지도와 보증으로 신중하게 또 품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20항). 

 

이러한 지침에 따라, TV 방송 미사의 집전자는 성의를 다해 미사 경문을 읽으며 기도를 드려야 한다. 특히 강론은 본당 신자만이 아닌 시청자까지도 수용자로 포함하기 때문에 집전자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TV 시청자를 전제로 하는 강론이냐 아니냐에 따라 그 강론의 효과는 매우 달라진다. TV 방송 미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PD는 섭외된 본당에 나갈 때 반드시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에게 강론의 전제 조건을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미사 전례의 모든 부분이 그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꾸며져야 한다. 이와 같이 제대로 된 방송 미사가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4)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따라 TV 방송 미사를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지난 6월에 발표한 [2001년 한국 천주교회 교세 통계]에 따르면 주일 미사 참례자 수는 전년에 비해 1.3% 포인트 떨어진 27.7%를 드러냈다. 점차 하락해 가는 주일 미사 참석률은 최근 부분적이지만 곧 모든 분야로 확산될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다시 말해 신자들은 늘어나는 주말의 여가와 레저 활동 때문에 주일 미사의 의무를 소흘히 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에 따른 다양한 대책이 나올 수 있지만 TV 방송 미사가 그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신자들이 어느 곳에 가든 케이블이나 위성 방송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면 TV로 주일 미사를 시청할 수 있다. 주일 미사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대송을 받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5) TV 방송 미사가 은총의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매스컴 분야에서 교회가 고려할 가장 중요한 점은 하느님께서 미디어를 통해 활동하신다는 사실이다. [일치와 발전]에서는 미디어를 "하느님의 선물"(제2항)로 규정하고 있고, "미디어가 가끔 교회와 세상 간의 유일한 지름길일진대 이것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땅에 묻어 버리는 셈'"(제123항)이라고 표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교황 바오로 6세의 권고인 [현대의 복음 선교](1975년)는 "교회가 나날이 더 완전해지는 인간 기술이 만들어낸 힘 있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 잘못을 저지르는 것"(제45항)이라고 단호히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TV 매체를 선교적이며 사목적 목적에 합당하게 미사를 중계 방송하는 것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하느님의 은총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개방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TV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은총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방송 미사를 통해 어느 때는 위로받기도 하고,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교회 공동체의 소속감을 찾게 될 것이다.

 

6) TV 방송 미사 시청자에 대한 질적, 양적 연구가 필요하다.

 

더욱더 적합한 방송 미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해 깊이 연구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는 본 논문이 다루지 못한 영역으로서,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통계 조사와 심도 있는 인터뷰로써 방송 미사를 누가, 어떻게, 왜 시청하는지, 그 시청 결과는 어떤지, 그리고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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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자 교회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전자 교회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종교 방송 노력 중 일부분일 뿐이다. '전자 교회'라 할 때 ......시간을 사서 전국적으로 방송하는 프로그램, 극히 카리스마적인 지도자 개인에게 의존하는 프로그램, 많은 예산과 그럴싸한 제작 기술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 방송으로 끊임없이 돈을 구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시청자들을 접촉하는 데 전화 운동이나 컴퓨터로 작성한 개인적 편지를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프로그램 등이다"(윌리엄 포어, [매스미디어 시대의 복음과 문화], 신경혜, 홍경원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98년, 135면). 

 

2) 김양진,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 바오로딸, 2001년, 316-317면. 

 

3) 위의 책, 321면. 

 

4) 미국의 경우, 많은 교구가 자체적으로 케이블 방송국을 소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스튜디오 역할보다는 일종의 중계 방송국의 의미가 더 크다. 주로 EWTN이나 미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도 단체나 개인 소유의 독립 프로덕션에서 생산한 종교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방영한다. 

 

5) EWTN은 1981년에 작은 케이블 방송국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전세계에 2,850개의 케이블 시스템, 무선 케이블, 그리고 직접 방송 위성(Direct Broadcast Satellite: DBS)으로 81개국에 있는 7천5백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에게 하루 24시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미디어 네트워크로 성장한 가톨릭 네트워크가 되었다. EWTN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ewtn.com/

 

6) 앞으로 기술될 TV 방송 미사의 장단점에 관한 내용은 다음을 부분적으로 참조하였다. Angela Ann Zakowski, America(1993.4.17), 13-15면. 

 

7) 한겨레신문, "2020년 65세 이상 '나 홀로 가구'가 전체의 8.7%"(2002.7.25.). http://www.hani.co.kr/section-004000000/2002/07/004000000200207251313600.html

 

[사목, 2002년 9월호, 김민수(서울대교구 신수동 천주교회 주임 신부, 매스컴위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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