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did not do many miracles there
because of their lack of faith.
(Mt.13.58)
제1독서 창세기 1,26ㅡ2,3
복음 마태오 13,54-58
어떤 아이가 아빠에게 달려가서 말합니다.
“아빠,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거든요. 영화 볼 수 있도록 7,000원만 주세요.”
아빠는 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안방 옷장에 걸린 내 옷 안주머니 지갑에서 10,000원 가져가거라.”
딸은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에, 안방이 아닌 현관문으로 달려가는 것입니다. 아빠는 이상해서 물었지요.
“아니, 왜 돈은 가져가지 않는 거니?”
그러자 딸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벌써 가져왔어요. 아빠가 분명히 허락하실 줄 알았거든요.”
딸은 아빠가 분명히 허락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지요. 우리의 삶 안에서도 이러한 믿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나의 모든 일에 대해서 함께 하신다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겠지요.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 그래서 주님 앞에 떳떳할 수 있다면 주님께서도 분명히 우리의 일을 허락하십니다.
예수님의 삶을 떠올려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과 똑같은 삶을 사셨습니다. 심지어 노동의 일까지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었고,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이 드러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하느님 아들인데 이따위 일을 해야 하느냐?’고 불평을 던지지도 않으셨고, ‘내가 겨우 이런 일 하려고 이 땅에 온 거야?’라면서 불만을 표출하지도 않으셨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노동자 성 요셉’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성 요셉께서는 예수님의 양부로써 어떻게 보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을 것 같습니다. 성모님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예수님을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여 철저히 보호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부양하기 위해 평생 목수 일을 하면서 열심히 노동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요셉 성인은 하느님을 원망하시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십니다.
그 결과 가장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교회는 이야기하지요.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과 우리들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기도하시는 가운데에서 하느님 곁으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을 우리 역시 간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내게 다가오는 모든 일에 대해 떳떳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때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행복의 체험을 가슴 뜨겁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믿으면 삿된 마음이 사라지고, 남을 믿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난다.(증엄)
깨진 계란(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축복’ 중에서)
어릴 때부터 나는 외할머니의 아이스박스 이야기를 들었다. 외할머니는 아이스박스를 구석까지 빈틈없이 채워 사용하셨다. 누군가 조심해서 열지 않으면 계란이 굴러 나와 부엌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면 할머니는 깨진 계란을 보며 오히려 잘됐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아, 오늘은 계란 케이크를 먹겠구나.”
삶을 즐기고 누린다는 것은,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원하는 바를 얻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인생은 깨진 계란으로 가득 차 있다. 깨진 계란으로 케이크를 만들 수 있듯 아픔이나 상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소중하기에 버릴 것이 없다.
열다섯 살 되던 해, 의사가 내게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나는 충격 받고 어머니를 바라보았지만 어머니는 나를 위로하지 않으셨다. 대신 내 손을 잡고 말씀하셨다.
“우린 계란 케이크를 만들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할 일을 알았다.
삶에서 버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인생이라는 손에 하나씩 모여 새로운 것이 된다. 아무리 큰 고통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고통은 천천히, 아주 조금씩 사라지거나 연민이나 지혜의 모습으로 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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