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늘 길" - 4.3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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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0-05-01 | 조회수379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4.30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13,26-33 요한14,1-6
"하늘 길"
길을 몰라, 길을 잃어 방황입니다. 길을 모를 때, 길을 잃어버렸을 때 당혹감,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보이는 길은 보이지 않는 길을 상징합니다. 보이지 않는 가장 중요한 길이 구원의 길, 하늘 길입니다. 하늘 길의 내적여정 중에 있을 때 기쁨과 평화, 행복과 구원입니다.
매일 주님은 당신의 미사를 통해 활짝 열린 하늘 길을 보여주십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하늘 길’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이 바로 하늘 길입니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이르는 유일한 하늘 길은 당신 자신뿐임을 천명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아무리 모든 것 다 지니고, 이런 길, 저런 길 다 걸어보았어도 이 하늘 길을 걷지 못하면 참 불행하고 불쌍한 인생입니다. 결국 ‘헛되고 헛되다 인생만사 헛되다.’ 로 귀결되는 허무주의에 포로 된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맙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바로 이 말씀이 요한복음 그리스도론과 구원론의 최고봉이자 요약입니다. 길이라 다 길이 아닙니다. 멸망에 이르는 거짓과 죽음의 길도 수없이 많고 또 우리를 유혹합니다. 누구나의 가슴 속에 생명의 길, 진리의 길이신 주님을 찾는 갈망이 있고 아마 우리의 방황은 이 하늘 길을 찾는 갈망의 표현일 것입니다.
요한복음에서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라는 구절을 중국성경에서는 ‘태초에 도(道)가 있었다.’로 번역하여 쓴다고 합니다. 세상 사막의 말씀은 결국 세상 사막의 길이란 말씀입니다. 세상 사막에서 길 중의 길인 말씀의 길, 하늘 길이신 주님을 통해 아버지께 가는 우리의 영적여정입니다. 사람의 길인 인도(人道)와 하늘의 길인 천도(天道)는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인도는 하늘 길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어디에나 계신 길이신 주님은 곧 하늘 길이 되어 우리를 아버지께 인도하십니다.
어느 현자의 말입니다. “도는 어디에나 있죠. 밥 먹는 데도 도가 있고, 사람 만나는 데도 도가 있고, 농사 짓는 데도 도가 있고, 선생님들이 아이들 가르치는데도 도가 있습니다. 이 도를 몰라, 도를 잃어버려, 도를 거역하여 하지 않을 고생을 다 하고 인생이 힘들죠. 자기만 힘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힘들고, 그러니까 도를 공부하야 합니다.”
이래서 평생공부 해야 할 하늘 길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멀리 있는 길이 아니라 눈만 열리면 바로 지금 여기 내 앞에 하늘 향해 활짝 열린 하늘 길,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도가 들어가는 낱말들도 재미있습니다. 인도(人道), 천도(天道), 왕도(王道), 법도(法道), 예도(藝道), 무도(武道), 기도(棋道), 주도(酒道) 등 수없이 많습니다.
무슨 일에나 길이 있음을 뜻하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도 있듯이 이 모든 길이 결국은 길 중의 길, 하늘 길이신 그리스도 예수님께로 통한다는 것입니다.
진정 자기분야의 길에 최선을 다하는 구도자들, 결국 하늘 길이신 주님을 만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번 찾았다하여 계속 존재하는 길이 아닙니다. 요즘의 시골 산길처럼, 아무리 좋은 길도 다니지 않으면 잡초 우거져 길은 사라져 버리듯, 끊임없이 길을 찾고(求道) 닦지 않으면(修道) 곧 사라져가는 하늘 길입니다. 냉담으로 이 하늘 길 잃어버리고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이 하늘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매일 하늘 길을 가기위해 우리 수도승들은 끊임없이 매일 평생 공동전례기도인 미사와 성무일도에 전념합니다.
길 중의 길, 생명의 길, 진리의 길, 하늘 길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말고 하늘에 이르는 구원의 길은 없습니다.
이 구원의 길, 하늘 길을 깨달아 하늘 길을 통해 아버지께 간 무수한 성인들입니다.
이 하늘 길을 발견한 기쁨에 온 힘을 다해 안티오키아 유다 계통의 신도들에게 설교하는 사도 바오로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이 구원의 말씀이 바로 우리에게 파견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으로 인해 구원의 길, 하늘 길이 활짝 열렸음을 선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우리의 영원한 하늘 길이 되었다는 것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 친히 시편을 통해 당신 아드님이 진정 당신께 이르는 하늘 길임을 인정하십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그리스도 예수님뿐 아니라 주님을 따라 충실히 하늘 길을 가는 이들, 역시 아버지께 이르는 또 하나의 하늘 길입니다.
예전 써놓은 ‘하늘 길’이란 시를 나눕니다. “참 많이도 굽었다/하늘 빛 찾아 가는 길/순탄대로 곧은길만은 아니다. 첩첩의 장애물 나무들 옆/좁은 틈바구니/하늘 빛 찾아 이리저리 빠져나가다보니/참 많이도 굽었다.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다/거룩한 아름다움이다. 살아있음이 찬미와 감사다/하늘 빛 가득 담은/소나무야!” 하늘 빛 찾아 이리저리 빠져나가다 보니 참 많이도 굽은 소나무가
흡사 산전수전 다 겪어가며 예수님을 따라살다보니 하늘 길이 되어버린 믿음의 사람들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하늘 길을 활짝 열어주시어 오늘 하루도 기쁘고 행복하게 하늘 길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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