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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 5.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05 조회수344 추천수1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5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열매 없는 삶이라면 참 공허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누구나 때로 노년에 느끼는 감정이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도 무려 열매란 말이 7회 나옵니다.

사실 열매의 수확을 목적으로 한 농사이기에

포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포도나무라면, 

배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배나무라면

존재가치의 상실로 지체 없이 베어낼 것입니다.

열매를 확인해보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요

눈에 보이는 우리의 분신과도 같은 가시적 일의 열매가

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우리 삶의 나무에

참 열매들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겠는지요?

 

 

주님 안에 머무르십시오.

바로 이게 우리의 정주생활입니다.

주님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주님도 우리 안에 머물러 비로소 풍성한 열매의 삶입니다.

주님과 일치의 삶일 때 풍성한 열매의 삶입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이래서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우리 수도가훈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저절로 믿음, 희망, 사랑의 영적 열매와 더불어 풍성한 일의 열매입니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주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열매 없는 공허한 삶이요 일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주님을 떠나,

주님 밖에서 헛된 노고에 힘쓰고 있는지요.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어리석은 삶입니다.

활동에 앞서 주님 안에 머무르는 관상 정주생활이,

무슨 일이든 주님 안에서 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처럼 포도열매를 늘 살피는 포도밭 농부처럼,

우리의 열매를 늘 살피시는 농부 하느님이십니다.

마지막 심판의 때도 주님은

우리 삶의 열매를,

믿음의 열매를,

희망의 열매를,

사랑의 열매를 헤아리실 것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르십시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주님은, 주님의 말씀은 우리 안에 머물러

풍성한 영적 열매에 물적 열매들을 냅니다.

이래서 주님이, 주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늘 머무르게 하기 위해

매일 끊임없이 성무일도와 미사를 드리고

성경독서와 묵상에 전념하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르는 삶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수행을 전제로 합니다.

방심하여 깨어 살지 않으면 곧 주님 밖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다음 말씀도 참 좋습니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은 그대로 살아계신 주님의 현존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주님의 말씀이

끊임없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치유합니다.

우리를 깨끗하게 하고 거룩하게 합니다.

바로 여기서 풍성한 믿음이 열매, 희망의 열매,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보이는 외적 열매들 역시 풍성합니다.

내적, 영적 열매가 풍성할 때

저절로 따라오는 외적 물적 풍성한 열매들입니다.

 

다음 말씀 역시 참 고무적입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기도의 전제조건을 말해줍니다.

진정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물고

주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물 때

우리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왜 우리의 기도가 응답이 되지 않는지 그 까닭이 분명히 밝혀집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요,

주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과도 같은 다음 말씀입니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많은 열매, 제자가 됨, 아버지께 영광이 하나로 이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바로 이게 우리 삶의 유일한 목적입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 많은 열매를 냄으로 비로소 주님의 제자가 되고,

그것으로 하느님께서 영광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새삼 주님 안에 머무르는 수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기도, 미사, 묵상, 성체조배 등 모두가 주님 안에 머무르는 수행입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 주님 안에 깊이 믿음의 뿌리 내릴 때

희망과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1독서 사도행전의 일부 유다 사람들의 시야가 얼마나 좁은지

단박 들어납니다.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외적 관행의 실천으로 구원 받는 게 아니라,

주님 안에 머무를 때 구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안정과 평화입니다.

그 누구, 그 무엇도 주님 안에 머무는 자를 다치지 못합니다.

주님 친히 그의 방패가 되시고 보호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입니다.

머지않아 누구나 맞는 가을 인생입니다.

가을 인생 되어

삶의 나무에 열매들,

믿음의 열매,

희망의 열매,

사랑의 열매들 빈약한 삶이라면 얼마나 허전하겠는지요.

 

주님 안에 머무르십시오.

왜 삶이 두렵고 불안합니까?

주님 밖에 머물러 살기 때문입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야 안정과 평화입니다.

왜 열심히 일해도, 열심히 살아도 열매가 빈약합니까?

주님 밖에 머물러 일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야 풍성한 열매입니다.

 

왜 기도해도 응답이 없습니까?

주님 밖에서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 기도할 때 기도의 응답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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