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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꼭 내 이름을 떨쳐야 하나?>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07 조회수335 추천수1 반대(0) 신고
 

<꼭 내 이름을 떨쳐야 하나?>


어제는 결혼 후 처음으로 마누라 데리고

이른바 미술문화행사에 참석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

‘흰빛 검은물’이라는 홍성담 그림전시회에 갔다.


광주부시장, 강연균 화백, 윤광장 5.18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의 축사가 이어지는 동안

마누라와 함께 2층 전시장도 다 둘러보았다.

그 큰 한 벽면을 다 차지할 정도의 대작이 여럿 걸려 있었다.

뜻밖에도 마누라가 감탄을 연발한다.


나와 성찬성은 이십 몇 년 전

광주운동권 미술운동판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던

홍성담과 김경주를 똑같이 애지중지했었다.


재담꾼이요 글쟁이기도 한 홍성담이

사는 것이 왜 이리 괴롭냐고

나를 붙들고 통곡한 일이 기억난다.


김남주 시를 가지고 죽창가를 작곡한

김경주가 술집에서 키타를 치면서

즉흥곡을 부르던 일이 기억난다.

 

홍성담은 미술운동이 해방운동에

철저하게 복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김경주는 미술운동가들은 그림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니만큼 ‘미’를 추구하는 가운데

실력을 바탕으로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후배들을 이끌고 운동을 하던 그 두 사람은

그런 사소한 노선차이로  갈등을 빚었고,

찬성이와 나는 그 두 사람을 화해하고

화합하게 하려고 꽤 애를 먹었다.

 

예전에 친구들끼리 어울려 홍희윤 씨 아들

결혼식 참석차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는 차 안에서

성담이를 국민화가라고 칭하는 말을 들었다.

자연스럽게 들렸다. 


나는 홍성담이 우리나라 역사상

민중해방운동판에서 아마 독보적인 국민화가라고

부를만하다고 생각한다.


홍성담은 5.18민중항쟁을 유럽 여러 나라에

그림으로 소개했다.

통일을 기념하는 대형 걸게그림을 북한에

보냈다가 감옥살이를 했다.

한겨레신문과 국제엠네스티가 노력한 끝에

1년만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2007년, 2008년, 2009년에는

신사참배와 일제침략을 고발하는

‘야스쿠니 迷妄’ 전시회를 일본 도쿄에서 열었다.  


오늘 내가 일기에 쓰고 싶은 말은

홍성담을 소개하자는 게 아니라

성담이와 가장 가까운 후배 은일이를 만나서

나눈 몇 마디를 다시 되새겨보는 것이다.


은일이는 서울서부터 성담이 전시회 참석차

왔다. 지금도 그림 많이 그리느냐고 물으니

그런다고 한다.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 물으니

굶어죽지 않았으니 여기 와 있지 않겠느냐고 대답한다.


내가, 성담이가 너희들 대신한다고 여기고

너희가 성공하지 못해도 너무 섭섭하게 여기지 마라, 라고 했다.

은일이가, 성담이는 성담이고 나는 나고

각자가 끝까지 노력해야지요, 라고 대답한다.


내가 다시, 시인, 성악가, 화가, 소설가, 체육인 가운데

그 짓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 유명한 사람이

손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그런 수많은

예인들이 모두 너처럼 생각하면 자신이 너무 불쌍하지

않겠느냐, 고 말했다.


이순신이 성웅이어도 그와 더불어 고락을 함께 한

수많은 병졸들이 있어서 그런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예수가 성인이어도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

우쭐댈 것이 조금도 없고 유명해져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추켜세우기를 바라는 것도 어이없고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치를

뼈에 사무치게 절감하고 있던 순수한 사람이어서

이름 없이 서러워도 역사상 그처럼 살아가고 있는

무수한 사람들 표상이 되어 있을 따름이다, 고 말했다.


은일이가 허허 웃으면서, 도사 같은 우리 형님 말씀

깊이 새겨보아야 알아듣겠는데요, 라고 대답한다.

은일이 말이 맞다, 나도 내가 한 말을 잘 모르겠다.


덧붙이는 말: 어제 최철 동지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사항입니다.

광주시장 국민참여당 후보 경선에 참여한

이병완은 7,000명을 모집했고 정찬용은 12,000명을 모집했답니다.

그 가운데서 1,000명을 선정하여 오늘 오후 김대중 센터에서

국참당 시장 후보를 결정한답니다.

국참당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윤난실 진보신당 후보 및

장원섭 민노당 후보 세 사람이 겨뤄서

민주당 강운태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를 만들어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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