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 "
나는
날마다 논으로 밭으로 수상한 동물원으로 잡동사니 시장이라는 학교를 간다
어수선한 세상을 반증하는 가상의 경마장에는 풀린 망아지들이 경주마로 치달린다
통감 몇번째 권 어느 구석이던가
색 피하기를 화살 피하듯 하라
군자는 율을 생각하고
소인은 재물을 우선한다 하였던가
머리
꼬리 베어진 언어들은 시대변천사에 해후소를 지나 채소밭으로 숨었다
비린내 물신 나는 저자 거리에는 제 머리 못 깎아 서로 깎아주는 에누리가 멋지다
상인이니
이문이 먼저다
눈감고 숨 멈추게 하는 바람의 속삭임
명예라는 모자는 공명정대라는 저울을 지나 누군가 씌우는 거라서
벗겨지면 다시쓰기는 힘들다 한다
소중한 것은
사양 할 수 록 머리도 모자도 커진다는 이해 못할 신비로움인데
내 사상의 머리는 맞는 모자가 없어 참 다행이다
/ 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