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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징] 몸 따라 마음 따라: 전례 행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3,042 추천수0

몸 따라 마음 따라 - 전례 행위

 

 

몸의 자세는 고정된 형태이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는 어떤 행위’도 있다. 이것을 동작이라 한다. 전례 안에는 고정된 자세뿐 아니라, 여러 동작을 취하게 되는데 이것을 ‘전례 행위’라고 한다. 여러 동작을 통해서 마음도 또한 행위를 따라간다.

 

① ‘고개를 숙임, 허리를 굽힘, 절하기’는 일반적으로 무릎을 꿇는 동작과 거의 비슷한 의미를 띤다. 하느님께 대한 공경과 겸손한 탄원의 의미, 인간이나 물건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낸다. 또한 참회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무엇을 청하는 기도를 드릴 때 이 동작을 취한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입맞춤(친구)이나 한 쪽 무릎을 꿇는 것(장궤)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동작들도 모두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는 동작, 곧 작은 절이나 큰 절로 통일시켰다(1971.3. 주교회의 결정, 1972.12. 경신성 승인). 그래서 제대나 복음서에 입맞춤, 성체와 성혈 거양 후나 사제의 영성체 전에 무릎을 꿇는 동작은 모두 작은 절이나 큰 절을 하는 것이다.

 

② ‘십자성호’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행위이며, 하느님께 속하는 것이 되었음을 뜻하는 표지이다. 십자성호는 자기 자신이나 사람이나 물건 모두 할 수 있는 표지이다. 흔히 축복의 의미로 사용하는데, 자신에 대한 축복, 타인에 대한 축복, 성물 등에 대한 축복 때에 사용한다. 또 세례 때 예비신자 성유의 도유,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 대부모의 십자표지 수여 등을 할 때에도 십자성호로 도유한다.

 

③ ‘가슴을 치는 것’은 고뇌와 슬픔을 표현하는 행위이자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제 탓이요.” 하면서 가슴을 치는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는 마음으로 겸손하고도 진지한 마음으로 행해야 한다.

 

④ ‘행렬’은 공동체의 의지와 소망을 표현하거나 증거하는 동작이다. 그래서 기쁨, 슬픔, 소망, 증거, 잔치, 환영, 존경, 하느님께 나아감 등의 의미로 전례 안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행렬 때에는 일반적으로 성가가 따른다.

 

봉헌 행렬은 공동체가 하느님께 드리는 존경과 드림을 의미하고, 영성체 행렬은 그리스도께 더욱 가까이 나아감으로써 일치를 지향함을 의미한다. 입당 행렬은 그리스도를 모시고자 주님을 맞아들이는 것이며, 퇴장 행렬은 주님과 함께 이 세상에 파견됨을 뜻한다. 이렇게 행렬은 중요한 전례 요소의 하나로 질서정연한 가운데 절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⑤ ‘손을 모으는 것’은 경건, 봉헌, 겸손의 표시이며, 또한 다른 동작을 취하기 위한 준비 자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례 중에 일반적으로 서거나 앉거나 무릎을 꿇거나 할 때 늘 손을 모으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양팔을 그냥 내린 채로 차려 자세를 취하거나 팔짱을 끼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⑥ ‘손을 벌리는 것과 올리는 것’은 기도하는 자세이다. 거의 모든 민족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대중적인 기도 자세 가운데 하나이다. 성서에서도 이런 기도 자세가 자주 나온다. 전례적으로 손을 펴드는 자세는 높이 계신 하느님을 향하고 그분의 도움을 바라는 자세로 주로 주례자의 직무기도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주님의 기도 등을 드릴 때 공동체 전체가 ‘하느님의 자녀’의 위치에서 양팔을 펼쳐 들어올려 기도하기도 한다.

 

⑦ ‘안수’는 축복의 자세이며, 직무의 전달과 그 직무를 수행할 능력의 전수를 의미하며, 성령의 선물을 전해주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축복(방사, 축복안수, 서원식 등), 축성(크리스마 성유, 성체성혈 축성 등), 직무의 전달(서품식), 병의 치유(병자도유 안수 등), 죄의 용서(고해성사의 안수)도 모두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전례의 여러 동작도 행위에 적합한 의미들이 있으며, 그 의미를 담아 몸의 행위로 표현하고, 그 표현된 동작과 자세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며, 그 동작에 맞는 마음을 갖추게 만든다. 전례 안에서 의미에 맞는 동작을 취하기 위해 그 뜻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그 행위에 마음을 담아야 할 것이다.

 

전례 거행은 아무런 몸가짐이나 행위 없이 말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여러 차례 변화되는 동작과 행위들은 더욱 능동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만드는 것이므로, 정성을 다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전례 행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나기정 다니엘 - 신부, 대구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경향잡지, 2002년 10월호, 나기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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