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다고 제다 꽃이랍디까 "
처음에는 바라만 보았어요
장미라서 붉은 거라고
돋은 가시 보면서
남모르게 무장하느라 늦은 줄 알았어요
어디서 오는지
어쩌면 67년 뜨거운 구정 공세로 출발한 위문편지가
돌아온 줄 알고 놀랐어요
볼 때마다 치 오픈씩
제 맘대로 길어나는 가시가 줄기만큼 크더니
망월동을 지나 십자가로 옮겨지면서 꿈을 꾼 거죠
어머님께 화관으로 봉헌될 때는 가시도 미안한지 욕심을 버리네요
해마다
담장을 붉게 허무는 붉은 무리가 이념을 장사지내고
국립묘지 우리 형 비석 앞에서는
나도 장미라고 거짓말로 위로를 받던걸요
날마다 지던 잎 멈추고 한꺼번에 피길래
아아.
유월인줄 알기나 했나요
어제는 향기만 오더니 오늘은 젊은 빛에 눈이 멀었습니다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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