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종일 일할 수 있는 기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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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 작성일2010-08-19 | 조회수459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
마태 20, 1-16: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
지난번 '마르코복음 맛들이기'에 이어, 요즘 성경연구회 회원들이 총력을 다해 연구하고 있는 것은 '마태오복음 맛들이기'이다.
어제는 성경연구회원 중, 어린이 교재를 맡고 있는 회원들이 모였는데 오전엔 내 방에서 따로 할 일을 하다가, 점심 때 함께 뭉쳐 밥을 먹었다. 식사후, 잠시 그반에 들어가 합의된 교안을 봐주고 다시 내 방에 돌아와서 원고를 수정하고 있었다.
4시가 다 되어갈 때쯤 전화벨이 울렸다. "너무 더우니 같이 빙수를 먹고, 오늘 좀 일찍 퇴근하면 안될까요?" 빙수를 사겠다는 자매다.
"알았어, 지금 한 과를 끝내고 다음 과를 시작할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그럼 내일 하지 뭐." 그래놓고도 얼른 일어나지 못하고 한번 읽어보기만 하자고 다음 과를 펼쳐놓으니, 이렇게 저렇게 생각이 마구 떠오른다. 글은 생각이 날 때 써둬야 하는지라,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앉아 있었다.
드디어 "내려오세요." 하는 문자에 벌떡 일어나 대충 정리하고 후다닥 내려갔다. 늦은 이유를 말하니, 안그래도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면서 그러잖아도 내가 나간 후에 자기들끼리 내 이야길 하였단다.
혼자 매일 나와서 종일 연구실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나에 대해 '정말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 저렇게 할 수 있을 거다' 라는 결론을 내렸단다.
그 말이 맞다. 싫은 일이면 천금을 줘도 못하겠지. (아니, 천금을 주면 한다. ㅋㅋ) 그런데 천금은 아니고, 그야말로 한 데나리온 정도 받고 일한다. (한 데나리온이 당시 하루 생계비라고 한다니...) 더구나 누가 곁에서 줄곧 지켜보고 있는 것도 아닌 줄 우리 회원들은 다 알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겠다.
남들 다 하는 휴가도 못 가고, (아니 '안 가고'가 정확한 표현 ^^) 이 곳에 나와서 종일 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딱 한가지다.
이 일이 제일 좋고, 이 곳이 편하다. 이런 일에 이렇게 불림을 받을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거기에 한 데나리온을 받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아무 것도 받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형편이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그 한 데나리온이 더욱 고맙다. (사실은 이 한 데나리온도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이다. ㅎㅎ)
어떻든, 이 고마움이 이 기쁨이 항상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 더 나은 사람, 더 젊은 사람이 나타나 이 일을 이어갈 것이다. 혹시 그때에도 내 할 일이 조금 남아있어서, 또 내게 그럴 건강과 여건이 허락되어서, 하루 몇 시간 쯤(마지막에 부르심을 받은 일꾼처럼...), 또는 아예 멀리서라도(재택 근무?^^)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감사할 일일 것이다. 그때는 한 데나리온은커녕 아무 것 없어도 흔쾌히 일할 것 같다.
불러주셔서, 일할 수 있어서, 보람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자비하신 주인의 밭에 일꾼일 수 있어서, 일을 하다 캐어내는 신비로운 보석들에 반해서, 그저 기쁘고, 그저 감사하고, 그저 행복이 넘칠 것이 틀림없을테니까.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제도 지금도 또 내일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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