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 권위주의’ 라는 단어는 권위 (權威) 의 의미를 왜곡합니다. 권위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또는 그런 사람’ 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권위에는 사람과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내적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권위적 또는 권위주의는 ‘권위라는 이름만 내세우는 것’ 을 의미합니다. 권위가 그렇게 왜곡되는 것은 권위를 권력으로만 보고자 하는 사람의 습성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권위가 있었다.’ 는 의미는 ‘예수님의 말씀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는 뜻입니다. 예수님 말씀의 권위는 인간의 권력 (權力) 이 아닌 성령 (聖靈) 의 힘입니다. 그 힘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더러운 영을 정화합니다.
그 권위는 우리한테도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영이 우리 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말과 행동에 권위가 없다면 그것은 우리의 말과 행동이 권력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말과 행동에 권위가 있다면 그것은 성령의 은사입니다.
지금 우리의 말과 행동을 묵상했으면 합니다. 그 안에 권력이 있는지, 아니면 권위가 있는지. 그 안에서 사람의 힘이 있는지, 성령의 은사가 있는지 ….
한종민 신부(부산교구 울만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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