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초의 하늘 "
정처 없이 흐르던 구름이 틈 없이 채운
회색빛 하늘
저지른 잘못에 채벌을 기다리는 아인가
바람도 지날 길 없이 무거워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
해는
종일토록 없었다.
젖어 보내는 서러움
산도들도 강이랑 닿았다
반짝 지나가는 해 눈을 흘기면 좋아할 틈 없이
물을 뿌리시는지
인간이 부른 재앙 앞에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탕자를 향하여
비 나리의 눈물
눈물로
강어귀 들꽃도 젖는 게 싫은지 고개를 숙였다
인류의 끝없는 어리석음에
어쩌지도 못하는 바보처럼 갈채만 보냈다
파괴를 일삼던 광란
어디가 한계인지 보고 싶어 하던 무리무리는
자연을 많이 파괴해야 부를 누린다는 얼 먹은 개척정신이
양심의 도벌꾼으로 전락할 줄이야
어쩌랴
의인은 제다 떠나고
입 벌린 인드라의 지옥문
칙칙하게 젖은 이 고독이 나는 싫다
긴긴 비 나리에 눈물 그렁그렁
무덤처럼 고요히 누운
저 들 풀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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