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월 "
해 저물녘
두런두런 논둑 걸어오시는 아저씨
졸래졸래 앞서오는 누런 왕눈이 워낭소리 찰랑찰랑
대숲의 속삭임 가슴이 닫히며 어둠 시위하는 골방으로
별 하나 날아와 매어달리며 반갑다 웃네
파란 잎 새 낙엽 되려나
창 밖 내어다 보니 으슥한 당간 흰 구름따라 여름이 가네
따라 가는 줄 알았는데 식당 문 여는 벌레 미워라
무력하게 무너지는 온 몸 살며시 다가오는
박꽃 같은 동그란 환영
지붕위에 집짓네
아.
꾀꼬리 노란색 짙은
너의 구월
/ 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