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역사를 보면, 여성들은 집에서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신앙생활을 하도록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그렇지만 여성은 어둡고 숨겨진 골방에서만 하느님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것을 공동으로 나누고 평등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았고, 자신들이 체험한 하느님을 깊은 영성으로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또 수도원이나 선교생활을 통해 참된 믿음과 복음을 따르는 삶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3천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여성들은 더 이상 감추어진 어둔 골방에 틀어박혀서 신앙을 고백하며 은둔생활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교회에 나가고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쓰거나 신학을 배울 수 없었고 잘못하면 마녀로 몰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여성 선조들에 비해서, 지금은 많은 여성이 자신의 신앙과 영적 체험을 책으로 출간하기도 하고 신학과 철학을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침묵과 억압의 세월을 뚫고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기까지는, 2천여 년 교회 역사 동안에 많은 여성들이 고난을 무릎쓰고 자신의 삶을 극복하고 개선해 나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용감하고 신앙 깊었던 선조들을 「여성과 그리스도교 (1-3)」 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는 예수님 말씀을 따라 살았음이 분명합니다.
유정원(가톨릭여성신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