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3) 하느님 현존 깨닫고 공동체 기도 바쳐 참회가 끝나면 사제는 교우들을 위해 사죄경을 외우는데 이때 사죄경은 고해성사의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 사죄경 후 자비송(기리에, 엘레이손)을 바치는데 신자들이 주님께 환호하며 그분 자비를 간청하는 노래이기에 모든 이가 바친다. 곧 백성과 성가대 또는 백성과 선창자가 한 부분씩 맡아 교대로 바친다. 그 후에 모든 이들은 대영광송(주일, 축일과 대축일)을 함께 노래한다. 1.4 대영광송 대영광송은 그리스도교의 파스카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기에 부활 축제 때와 주일 그리고 축일, 대축일에 노래로 부른다. 일명 글로리아(Gloria) 혹 천사찬미가(Hymnus Angelicus)라고도 부르는 대영광송은 성령 안에 모인 교회가 하느님 아버지와 어린양을 찬양하고 간청하는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찬미가다. 동방에서 유래된 이 노래의 저자나 작사 연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영광송은 사람들에게 광명과 희망의 기쁨을 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삼위일체에 대한 근본적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대영광송은 다른 어떤 것과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기에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성가대의 특송 형태로 불려져서는 안 된다. 주일과 대축일(축일포함)에 주례사제의 선창으로 부르며, 사순시기와 대림시기때는 부르지 않는다. 대영광송을 노래하면서 의미를 받아들이면, 하느님께서 인간들 사이에 역사하심을 다시 한 번 알게 되고 하느님을 찬미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겸손함과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깨닫게 된다. 1.5 본기도 대영광송이 끝나면 사제는 양팔을 벌리면서 - 사제가 양팔을 벌리는 자세는 로마 카타콤베 벽화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기도하는 자세이며,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상기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리고 사제는 기도 중에 동쪽을 바라보면서 기도를 하는데 떠오르는 태양, 즉 빛의 근원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기도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예절에 참여하는 교우들과 함께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하느님께 바친다. 그리고 모두 사제와 함께 잠깐 침묵하는 가운데 자신이 하느님 앞에 있음을 깨닫고 간청할 내용을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이때 사제는 신자들의 기도를 모아서 공적기도를 바치는 것이기에 사적 내용을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바오로 6세 교황은 본기도에 대해 "사제는 신자들을 잠시 침묵 중에 함께 기도하도록 초대하는데, 이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개인 기도와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사제는 서서 팔을 벌리고 하느님을 향해 공동체의 이름으로 기도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본기도는 원칙적으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며, 삼위일체를 나타내는 긴 맺음으로 마친다. - (성부께 바칠 때) …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혹 - (성자께 바칠 때) … 주님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1.6 서는 자세와 앉는 자세 시작예식을 하는 동안에 교우들은 십자성호, 참회, 사죄경, 그리고 대영광송과 본기도가 끝날 때까지 서 있는다. 이때 서 있는 자세는 환영, 기쁨, 존경과 실천 그리고 기도의 자세다.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이며, 자녀로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라는 것을 청할 때의 자세다. 앉는 자세는 안정된 상태에서 조용히 듣고 묵상하기 위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주의 깊게 듣고 들은 것을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삶에 옮길 결심을 하려는 자세이기도 하다. 시작예식에서, 모든 이들은 청원과 함께 참여하면서 '아멘'으로 화답해 이 본기도 내용이 자신들의 기도가 되게 한다. 미사에서는 언제나 하나의 본기도만을 바친다. 결국 시작예식을 마침으로써 공동체는 죄를 참회하고, 사제가 공동체를 대신해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여 마음을 정화시킨 다음, 하느님 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말씀전례에로 초대되는 것이다. [평화신문, 2009년 6월 7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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