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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를 이루는 에코시스템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8 조회수448 추천수9 반대(0) 신고
 
 
 

평화를 이루는 에코시스템 - 윤경재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그때가 너에게 닥쳐올 것이다. 그러면 너의 원수들이 네 둘레에 공격 축대를 쌓은 다음,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조여들 것이다. 그리하여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네 안에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루카 19,41-44)

 

 

예루살렘 성지 순례 때 ‘주님 눈물의 성당’에 가 보았습니다. 그곳에 서 보니 눈앞에 예루살렘 도성과 황금 사원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높은 산꼭대기에 지은 도성이 밝은 갈색을 띤 성벽에 싸여 웅장하게 보였습니다. 그 도성 가운데에 자리 잡고서 사방으로 번쩍이는 빛을 내는 황금 돔은 황홀하기까지 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찬란한 위용을 드러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께서는 무엇을 보셨기에 눈물을 흘리셨을까 궁금했습니다. 

요즘 경제계에서 나오는 화두는 왜 미국 애플사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는 출현하지 못할까? 하는 자성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IT 산업계에 떠오르는 강자가 되었습니다. 컴퓨터로 시작해서 인터넷과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애플사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그 위상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어느 정도 미리 예상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경제, 사회 시스템에 무언가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실패를 경험 삼아 고치려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내용 중에 첫째는 미래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부진하다는 지적입니다. 다방면에 걸친 인간의 활동은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늘 성장하고 변화하는데 그것에 대한 안목이 부실했다고 말합니다. 환경이 변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이 바뀌는 데 그것을 예측하지 못 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에 합당한 기업은 첫째, 생산자보다 고객이 우선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아는 기업입니다. 생산의 편의성보다 고객가치가 먼저라는 생각으로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고 합니다. 둘째, 서비스를 ‘혁신’해서 질 높은 만족감을 주어야 한답니다. 셋째로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의 조성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우리 기업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사고는 어느 정도 근접했지만 생태계 조성이 가장 취약하다고 합니다. 

생태계 조성이란 서로 이질적이 것처럼 보이는 분야의 상생과 협업을 말합니다.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가 음반 회사의 도움을 받는다던지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에게 수익을 보장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형태의 시장에서 협업을 이룬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서 타인을 망가트리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지구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데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훼손한 적이 많았지만, 생태계를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더 이익이라고 자각을 한데서 나왔습니다. 각각의 개체가 결국은 온전한 생태계 안에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화려한 영화를 누렸던 예루살렘이 무너진 것도 따지고 보면 독불 장군식의 성채에 만족하고서 새로운 ‘사고의 확장’과 ‘혁신’을 소홀히 했으며 나아가 ‘평화를 이루는 에코시스템’을 무시해서였습니다. 알량한 자기 가치에 만족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알려고 시도하지 못 했습니다. 예언자들과 메시아이신 예수를 통해 가리켜 보이는 하느님의 뜻과 의지를 무시했습니다.

인류는 아직도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생태계의 필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걸음마 단계입니다. 생태계는 하느님 창조의 질서를 말합니다. 모든 생명을 온전히 유지하는 틀입니다. 그 안에 자생력이 살아 움직입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뜻에 걸맞은 삶을 평화(살롬)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전쟁과 다툼이 정지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과 다툼이 없는 것은 사실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평화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갈등을 내포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으로 방향을 잡는 것입니다. 자기만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쓰디 쓴 체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예수님의 이 탄식을 오늘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을 깨닫고 있는가요? 참으로 궁금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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