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행동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28“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29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30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가겠습니다, 아버지 !’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는 않았다. 31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32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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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자신을 무섭게 대했던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직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하다는 어느 자매님이 생각납니다. 그 자매님은 아버지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아버지의 어떤 점이 그렇게 무서웠느냐고 하자 자매님은 고등학교 때 조금 늦게 귀가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때마다 “한 번 만 더 늦으면 아예 못나가게 다리를 부러뜨려 놓고 말거다 !” 하며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면 자매님의 다리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 하고 묻자 자매님은 “아니에요, 아버지는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한번도 제 다리를 어떻게 하지 않으셨어요. 아 ! 그러네요. 한 번도 안 그러시고 행동으로는 다 이해해 주시고 넘어가셨네요. 그렇게 저를 사랑해 주셨네요.” 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와 화해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인간관계가 서로 신뢰하는 관계로 발전되는 것은 말보다 서로의 살아가는 모습, 그 사람의 행동과 태도를 통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는 그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때 삶 안에서 행동과 태도를 통해 이해하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집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3–7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나머지 93–97퍼센트는 인간의 행동과 태도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그분 앞에서 보여주는 우리의 실제적인 삶, 행동과 태도를 통해 더욱 깊어집니다. 하느님의 뜻을 우리가 얼마나 실천하는가가 하느님을 얼마나 깊이 믿는가의 잣대입니다.
김종오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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