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월 18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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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0-12-18 | 조회수597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12월 18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마태오 1,18-24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서 예수님께서 탄생하시리라.”
<성가정의 든든한 언덕>
새신랑 후보 요셉이 마리아의 혼전 잉태라는 대사건 앞에 얼마나 당혹스럽고 힘들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림이 잘 그려집니다.
그리도 믿었던 약혼녀 마리아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기를 가졌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백번 생각해도 도저히 ‘이건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요셉은 치미는 분노로 밤잠을 설쳤을 것입니다. 배신감에 이를 갈았을 것입니다. 술로 밤을 지새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참으로 너그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 표현대로 ‘쿨’한 사람이었습니다. 참으로 억울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혼전 잉태 사건은 당시 분위기로 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큰 사건입니다. 만일 요셉이 홧김에 확 한번 ‘불었더라면’ 마리아의 목숨은 파리 목숨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는 말은 크게 선심 써서 봐주었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남의 불행을 절대로 원치 않는 요셉, 예의바른 요셉, 인간미가 넘치는 요셉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요셉이 그 상태에 머무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원하십니다. 결국 신앙의 인간, 성령의 인간으로 거듭나고 성장하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의 천사는 인간성 좋은 요셉, 성품이 출중한 인간 요셉을 성령의 인간, 믿음의 인간, 신앙의 인간으로 변화시킵니다.
그 결과 요셉의 태도를 보십시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마리아의 ‘혼전 잉태’ 인간적인 눈으로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이해할 수도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감당해내기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으로 변모된 요셉은 순명하기 시작합니다. 요셉은 더욱 수용적이고 협조적이고 부드러운 사람, 결국 하느님의 사람으로 일취월장합니다.
그 뒤로 드러나는 요셉의 인생은 그야말로 순명 빼면 시체인 삶이었습니다.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라니 두말 않고 맞이하였습니다. 까놓고 보면 결혼도 아닌 결혼이지만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정든 고향을 버리고 이집트로 떠나라니 지체 없이 떠났습니다. 그쪽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살만했는데, 다시 돌아오라니 예, 하고 돌아왔습니다.
한평생 묵묵히, 진지하게, 나자렛 성가정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 구세사에 크게 일조하신 분이 요셉입니다.
참으로 말 많고 소란스런 이 시대, 요셉의 침묵과 경청, 순명의 삶이 필요한 때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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