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즈가리아의 노래 [허윤석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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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정 | 작성일2010-12-19 | 조회수41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성무일도 지침에서 이르는 데로
우리는 이 기도를 앉아서 봉헌할 수 없습니다.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일으켜'
원문에는 이끌어만 되어있는데, '이끈다'는 원문 동사를 보면,
그저 '따라 오너라' 하는 이끄심이 아닌
손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시는 스킨십이 있는 대단한 부분입니다.
오늘 이 복음적 창가인 즈가리아를
꼭 일어서서 바쳐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어떤 피정을 갔었는데,
다리가 불편하신 교구 신부님께서 지팡이를 짚고
성무일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지팡이를 짚고 계신 손마저 불편해 보이셨는데,
즈가리아 기도를 하시면서
지팡이를 짚으시고 일어나시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의 애쓰시는 모습이 안쓰럽고 신기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피정이 끝나고 헤어지면서 저는
그 신부님께 "신부님, 성무일도 하실 때 다 앉아 계시다가
성모찬송이나 즈가리아 노래하실 때 애써서 일어나시는데....
그냥 앉아서 하시지
애써서 일어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고,
왠지 모르는 어떤 좋은 선배 신부님으로서의 열심한 모습으로 다가와서 감사드립니다.
" 신부님께서는 일어서신 이유로 한마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제생활 4~50년 동안 병도 얻고 했는데,
은퇴이후에 내가 성무일도에 대해 의미를 알 것 같다.
그냥 의무로 성무일도를
바쁜 사제 생활 와중에 빼먹기도 많이 빼먹었는데....
은퇴이후 제일 힘든 것이
주님께 기도생활이었고
그렇게 내가 일어나는 이유는 그분이 오셨는데...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나도 속해 있는 사람이었고,
지금 내가 나이가 들어서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참 내 삶을 되돌아보고 지금 봐도 어둠과 죽음의 요소가 있다.
그것을 비추시러 매일
우리에게 미사성제를 통해 오시는데,
그 분께 그런 기도할 때 내가 일어나야하지 않겠나..
내가 일어 선 것은
어떤 행위로서의 애씀보다는
어떤 일으킴으로 나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사랑의 계약을 기억하셔서 나머지 사제생활을 잘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실 것 같다.
그래서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도할 때
나는 계속 일어나려고 하는 것이 기도의 한 말씀이 아닌가."
신부님과 피정중에 만남으로
이 말씀은 평생 제가 즈가리아 기도를 할 때마다
남을, 큰 열매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무일도 봉헌할 때
즈가리아의 노래, 마리아의 노래
그리고 시메온 노래까지
예수 성탄에 집중되어진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의 계약을 기억 한다는 것,
우리가 기도한다는 것이
얼마나 거룩한 의미 있는 기억력이고 구원의 현실력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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