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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20일 야곱의 우물- 루카 1,26-38 묵상/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20 조회수370 추천수3 반대(0) 신고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26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30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 하고 말하자,
 
35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어머니는 십여 년 전 일흔세 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 이미 세 살 된 큰형을 6 · 25전쟁으로 잃은 후, 어머니는 제 위로 네 명의 형들을 키우시고 온갖 장사를 하며 가난한 집안을 꾸려갔습니다. 그런 힘든 환경에서 제가 여섯째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낳고 많이 편찮으셨다고 합니다. 곁에서 보시던 할머니께선 어머니를 안타까워하시며 핏덩이인 저를 안고 “성모님, 이 아가, 얼른 데리고 가이소.” 라는 비통한 기도까지 드리셨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어머니는, 신앙인으로서 생명체인 저를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선물로 여기며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모습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는 성모님의 순명정신을 온몸으로 본받아 사셨던 모습으로 제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요즘처럼 생명경시 사상이 만연한 사회풍조에서 저라는 한 생명이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기적처럼 보입니다. 1950년 여섯째로 태어난 제가 요즘 잉태되었더라면 아마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때 부모님은 많이 배우지도 똑똑하지도 못했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은 성모님처럼 순명하는 마음으로 은총의 선물로 받아들이실 줄 알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 많이 배우고 물질적으로도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존중하고 지킬 줄 아는 신앙과 정신문화는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며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의 응답은 이 시대 모든 이의 본보기가 되어야겠습니다.
김종오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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