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
주간 첫날, 마리아 막달레나는 2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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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새삼 재미있는 대목을 발견했다. 4절에 있는 것으로,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 (요한) 가 베드로보다 빨리 무덤에 다다랐다는 대목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요한은 열두 사도의 이름 가운데 시몬 베드로와 안드레아 형제, 야고보와 요한 형제를 묶어 언제나 앞자리에서 거론되며 예수님을 가까이에서 모신 제자다.
예수님께서도 야이로의 딸을 다시 살리셨을 때,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셨을 때,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시몬 베드로, 야고보와 함께 요한을 늘 데리고 다니셨다. (마르 5, 37; 루카 9, 28; 마태 26, 37) 예수님의 파스카 음식을 준비하러 간 제자도 베드로와 요한 두 사도였다. (루카 22, 8) 복음서의 이런 보도를 통해 예수님께서 얼마나 이들 두 형제 그룹을 생각하셨는지, 베드로와 요한에게 얼마나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계셨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은 또한 베드로한테는 당신 교회를 맡기시고 (마태 16, 18), 요한한테는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맡기신 것을 통해 잘 드러난다.(요한 19, 26 – 27)
오늘 복음은 요한이 쓴 복음서에서 한 번도 자기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계속해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 라고 하는 것을 통해 그가 얼마나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확신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울러 요한도 얼마나 예수님을 사랑하는지를 4절에서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수님의 무덤이 비었다는 급박한 소식에 허둥거리며 달려온 장면,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는 말 속에 사랑의 관계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마음이 급했으면, 그분의 수제자인 베드로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냥 달려 왔을까 !
김혜경(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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