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강조하고자 붙여진 칭호로서,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선포되었다. 1967년 12월 8일 바오로 6세 교황은 이날을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날로 제정하였으며, 교회는 1970년 이래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정하여, 평화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도움을 청하며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오늘은 새해 첫날이며,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자렛의 처녀 마리아를 당신 아들의 어머니로 삼으셨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도 성모님을 본받아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순명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새기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올 한 해도 주님의 자비하심과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우리 가정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복음>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가 차서,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 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6-21
그때에 목자들은 베들레헴에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새해 첫날 복음은 예수님 탄생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보다 더 예수님의 유년 시절을 잘 기억하고 계실 성모님께서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되새겼던’ 예수님의 첫 이야기를 이렇게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아기 예수님을 처음 받아 준 손은 목수 요셉의 거친 손이었고, 그분을 처음 맞아들인 장소는 누추한 구유였습니다. 그분께 찬미와 찬양을 드린 첫 번째 사람도 밤을 지새우던 가난한 목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 강생의 짧은 이야기는 약하고 보잘것없는 곳, 비천한 사람들 안에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의 핵심 진리가 있음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성가로서 수많은 저술을 남긴 헨리 나웬 신부님은 일생을 통해 찾아 헤매던 신앙에 대한 물음이, 만년에 이르러 장애인 공동체에서 ‘아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장애인을 만나면서 그 답을 얻게 됩니다. 곧, 자신의 삶에서 그 무엇으로도 대답할 수 없었던 인생의 진리가 이렇게 보잘것없는 한 사람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 그들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라도 내 안에 깊이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 나를 구원할 내 ‘인생의 구유’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 자신은 어떤 구유를 마련하였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