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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 이야기23: 감사기도2 -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감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0 조회수2,326 추천수0

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23) 감사기도 (2) :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감사

 

 

미사 통상문에 나오는 감사기도는 4가지 양식으로 배열돼 있으며, 주례 사제는 전례력에 맞추어 감사기도 가운데 한 가지 양식을 선택한다.

 

4가지 양식의 감사기도 중 제1양식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종래의 로마 감사기도 전문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제2양식은 히폴리토의 아나포라('올리다', '거양하다'라는 그리스 말에서 유래하는데 사제가 모든 공동체 이름으로 성령에게 청원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제물을 봉헌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는 성찬례의 중심 의미를 지닌다)라 불리는 3세기의 성찬기도를 현대에 맞춘 기도문 양식이다.

 

제3양식은 고대 라틴 전례의 전통을 종합해 새로 만든 기도문이며, 제4양식은 동방교회 교부 바실리오의 아나포라에서 취해서 간결하게 정리한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감사기도에서 제1양식과 제3양식은 고유한 감사송이 있지 않고, 제2양식은 고유 감사송이 있지만 당일 미사가 대축일 미사인지 기념 미사인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제4양식은 고유한 양식을 넣어 바꾸거나 교체해서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감사기도 양식의 구조를 살펴보면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께 감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감사기도의 첫 구절은 성부께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미사 목적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자신들의 성화를 목적으로 하듯이, 감사기도 역시 성부께 드리는 기도로 시작함으로써 거룩한 성찬례에 참례하게 한다.

 

성부께 드리는 기도를 마친 후,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과 성령의 오심을 기념한다. 성령의 오심은 봉헌된 예물인 빵과 포도주가 사제의 축성을 통해 그리스도 예수의 몸과 피가 되는 성변화를 위한 것이다. 이때 사제는 봉헌된 제물에 십자가 표를 하고, 손을 펴서(공동 집전하는 사제는 예물 축성 시 손등이 위로 향하게 한다) 성령의 작용을 청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셔서 성부에게로 돌아가, 성부로부터 믿는 이들에게 성령을 보낼 것을 약속한 성서 말씀에 근거를 두고 있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요한 16,7). 그리고 "내가 아버지께 청하여 너희에게 보낼 협조자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나를 증언할 것이다"(요한 15,26).

 

감사기도의 가장 중요한 에피클레시스(축성기원)는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성변화가 에피클레시스를 통한 축성의 말씀으로 완성됨을 교회는 설명하고 있다(참조, 미사경본 총지침 3항).

 

감사기도 양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 만찬 예식 안에서, 성령의 도움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제사를 재현함으로써 성부와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것이다.

 

[평화신문, 2010년 1월 17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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