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첫 번째 요건은 평안입니다.
사람이 궁극적으로 하느님께 귀의하여 청하는 것도 평안입니다.
평안은 이토록 행복의 첫째 조건입니다.
세상의 첨단 문명이 정복하거나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 평안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건강과 물질, 안락속에 행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곤 합니다.
지식이나 명예, 권력이 그들을 보장해 줄 것이라 굳게 믿기도 합니다.
식자 우환(識者 優患) 이라는 말도 있듯이,
지식이 오히려 평안을 해치기도 합니다.
낙원을 파괴하고 사람을 파멸케 한 것은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기를 구한 때문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의 순수함은 그 자체만으로 행복이 보장됩니다.
모르는 만큼 행복한 것입니다.
‘구태어 알려고 들지 말라. 알면 다쳐! ‘ 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는 것이 많은 만큼, 번민도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알아내어도 해결능력이 없다면, 도움이 되기보다 사태를 악화시켜 더 큰 불행에 빠질 뿐입니다.
한 치 앞도 알지 못하는 암흑 속 인생길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가 있을까요?
가시밭, 돌짝길, 구렁, 낭떠러지의 인생길-
빛이 없이는 걸을 수가 없습니다.
길이며 진리, 생명이 되신 그리스도를 따라야 합니다.
내 발의 빛이며 등이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그대로 살아야 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주님과 함께 걷는 길에 평안도, 행복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하느님께 구할 것을 가르치십니다.
키를 한 자라도 늘리거나 줄일 수 없고, 머리털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는 자신임을 자인한다면 하느님께 구하며 맡길 밖에는 도리가 없기도 합니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괴로워 하던 일들이 하느님께 맡기니 평안하여 집니다.
무거운 죄의 짐을 주님께 내어놓고 용서 받을 때 평안해 집니다.
깨끗이 씻은 후, 주님의 영접을 받으며, 주님과 함께 걷는 길에 평안과 행복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 뜻대로의 방식을 버리고, 주님 뜻대로의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상한 갈대, 꺼져가는 심지와 같을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고 나아 오는 것입니다.
많은 것을 알기보다는, 많은 것을 제 스스로 성취해 내려기 보다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으며, 그 말씀 지켜, 그 품안에 사는 것-
바로 평안입니다.
그리고 낙원입니다.
폭풍이 심하게 몰아치는 바다,
그러나 그 바닷물속 깊은 바닥에서는 고요와 평안이 지속됩니다.
2011년 1월 11일 오후 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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