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균 신부 미사 이야기 (26) 영성체 예식 : 공동체와 화해하고 예수님과 하나되기 감사기도가 끝나면 영성체 예식으로 들어간다. 영성체 예식은 1) 주님의 기도 권고 2) 주님의 기도 3) 평화예식 4) 빵 쪼갬과 하느님의 어린양 5) 영성체 초대 6) 영성체 7) 영성체 후 기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말씀 전례에서 선포를 통해 하느님 뜻이 우리들에게 전달된다면, 성찬 전례는 눈으로 하느님 뜻을 확인하는 순간이며, 그리스도 몸이 우리 안으로 오셔서 우리와 하나를 이룰 수 있는 순간이다. 감사기도 예식에서 신앙의 눈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곁으로 오심을 보았다면, 영성체 예식에서 성체를 모심으로써 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성체 예식의 첫 번째 부분은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에 사제의 초대 말로 시작된다.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주님의 기도 권고). 이는 사제가 의미 없이 하는 말이 아니라 주님의 기도를 하는 이가 누구이며, 누가 이 기도를 가르쳐 주었는지 설명하면서(마태 6,9-13; 루카 11,2-4) 미사에 참여한 이들을 거룩한 순간에 초대하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주님의 기도는 단순하게 외우는 기도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여야 한다. 주님의 기도 때 미사를 주례하는 사제나 공동 집전자들은 다 함께 팔을 벌려<사진> 회중과 함께 기도한다(미사 경본 총 지침 237항). 이때 사제가 팔을 벌리며 기도를 하는 자세(본기도를 포함해서)는 나무를 연상하게 한다. 즉 나무와 같은 모습은 항상 하늘을 향하고 있다는 의미로서, 기도가 항상 하느님을 향하고 있다는 것과 아울러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자세를 의미한다. 다른 나라 교회에서는 회중이 사제들과 같이 팔을 벌려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 교회에서는 팔을 벌려 기도를 하기보다 손을 합장한 채로 기도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주님의 기도는 다른 기도와 달리 끝에 '아멘'을 하지 않으며, 바로 응답 영광송(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으로 끝맺는다. 이어 평화예식으로 이어지는데, 평화예식에서 교회는 자신과 인류가족 전체의 평화와 일치를 간청하며,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기 전에 교회에서 누리는 일치와 사랑을 드러낸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서는 주교회의가 민족의 문화와 관습에 따라 정한다. 한국 교회에서는 평화의 인사로 가벼운 절이나 가볍게 안음, 손을 맞잡는 동작을 할 수 있다(미사경본 총 지침 82항). 무엇보다도 빵을 나누기 전에 하는 평화예식은 미사에 참여하는 회중이 평화스러운 마음과 기쁜 마음을 갖고, 공동체 구성원들과 화해함으로써 영성체를 통해 그리스도 몸이 내 몸 안에서 하나 됨을 느끼게 해준다. 영성체 전 공동체와 화해함으로써 온전히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준비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미사통상문에서는 평화의 인사를 장례미사 때는 생략할 수 있다고 했지만, 사목자 판단에 맡기라는 것이지 실제로 평화의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출판한 장례예식(시안)에서는 평화의 인사 때 교우들은 서로 목례나 합장, 악수 등으로 알맞게 인사를 나누며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사는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 전례여서 평화의 인사는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며, 망자가 본향으로 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 및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10년 2월 14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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