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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른 몸, 바른 맘, 바른 삶" - 1.2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21 조회수523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1.21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성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히브8,6-13 마르3,13-19

 

 

 

 

"바른 몸, 바른 맘, 바른 삶"

 

 

 

공동체의 안정과 평화에 어른의 존재와 권위의 영향은 지대합니다.

 

어제 마침 주교님과의 화기애애한 만남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자애로운 아버지처럼 수도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수사님들에게 줄 선물로 혁대와 묵주와 더불어

맛있는 케이크도 넉넉히 갖고 오셨습니다.

수도원 성전에서

바오로 호스피스 봉사자들을 위한 미사 후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이 만남도 좋았지만 미사 후의 신선한 깨달음은 더욱 좋았습니다.

미사 후 사회를 보던 자매님이 끝까지 주교님을 찾았습니다.

주교님께 연락하여 만나게 되자

그 자매는 제대 위에 있던 미사예물을 주교님께 건넸습니다.

받자마자 빙그레 웃으시고는 곧장 저에게 주셨습니다.

 

“수도원에 보태 쓰십시오.”

 

사양하다 곧 받았습니다만

주교님의 강론보다 따뜻한 마음이 저에겐 큰 울림의 강론이었고

큰 깨달음의 선물이었습니다.

저절로 흘러나온 ‘아, 어른은 저래야 되는구나!’ 라는 고백이 나왔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보고 배울 어른이나 지도자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동체 성원의 모두의 초점이 되기에 파급효과도 놀랍습니다.

지도자 하나에 따라 나라나 가정, 학교, 교회, 수도원, 회사 등

모든 공동체가 희망에 넘치는 밝고 훈훈한 분위기가 되기도 하고

절망 가득한 어둡고 삭막한 분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과연 지도자는 그 공동체의 운명이라 할 만합니다.

 

권위 있는 어른들 부재로 공동체들이 붕괴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복되게도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 중심에는

참 좋은 어른이, 지도자가 계십니다.

바로 하느님 사랑의 현존인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을 중심한 공동체로 불림 받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당신 마음에 드는 열둘을 뽑아 공동체를 만드신 주님은

역시 우리를 뽑아 당신 중심의 공동체를 이루어주셨습니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다.”

 

공동체로 불러주신 목적이 선명히 드러납니다.

우선적인 게 주님과 함께하는 관상공동생활이요

이어 복음 선포와 구마 활동입니다.

주님과 일치의 관상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활동입니다.

공동전례기도로 주님의 힘으로 충전한 후 일하라고

‘기도하고 일하라.’는 우리 분도회의 모토입니다.

 

언젠가 수도회 어른에게 어느 형제의 동정을 물었을 때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지’ 하며 속담으로 대치하실 때

이 속담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도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부단히 주님을 보고 배워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긴요합니다.

 

주님으로부터 무엇을 보고 배웁니까?

 

바른 몸, 바른 마음, 바른 삶을 배웁니다.

매일의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시간

바로 주님으로부터 이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몸과 맘과 삶이 하나 될 때 온전한 예배입니다.

바른 몸, 바른 맘, 바른 삶은 함께 갑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입니다.

몸 닦는 것(修身)이 우선입니다.

몸이 바를 때 마음도 바르고 삶도 바릅니다.

우리의 스승인 예수님이 그 모범입니다.

법정스님의 말씀이 좋아 여러분들과 나눴습니다.

 

 

"수도자는 앉는 자세가 일반 사람들과 달라야 한다.

 늘 허리를 바짝 펴야 한다.

 허리를 바짝 펴면 정신이 가장 맑아진다.

 허리가 삐딱하면 정신이 죽어 있는 것이다.

 남의 흉을 많이 보는 사람은 허리가 삐딱해진다는 말이 있다.

 허리를 바짝 펴면 남 흉볼 여력이 없다.

 허리를 바짝 펴면 눈이 저절로 자기 코끝으로 온다.

 자기 허물만 살피는 것이지 남의 허물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디에도 기대서는 안 된다.

 오로지 자신의 등뼈에 의지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 진리에 의지해야 한다.

 자신의 등뼈 외에는 어느 것에도 기대지 않는 안정된 마음이야말로

 본래의 자기이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구도자의 삶을 추구하는 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바른 몸가짐입니다.

이런 바른 몸가짐에서 주님을 닮아

온유와 겸손, 사랑과 순종의 바른 마음가짐이요

나눔과 섬김의 거룩한 삶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자 지도자인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예수님은

그대로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하느님을 웃어른으로 모신 믿는 이들의 복된 우리 공동체입니다.

새 계약의 중재자이신 예수님을 통해서

그대로 예레미야 예언의 실현이요 미사를 통해 그대로 깨닫습니다.

 

“나는 그들의 생각 속에 내 법을 넣어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리라.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그 때에는 아무도 자기 이웃에게,

  아무도 제 형제에게 ‘주님을 알아라.’ 하고 가르치지 않으리라.

  그들이 모두 나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의 불의를 너그럽게 보아주고,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리라.”

 

새 계약의 중재자이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향해 활짝 열린,

하느님을 스승으로 모신 완전한 공동체의 모델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체험하는 은혜로운 현실이며,

이런 성숙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우리 수도승공동체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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