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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손희송 신부)
작성자
이부영
작성일
2011-01-23
조회수
477
추천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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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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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은 평화를 지닌 사람입니다."
♡ 회개란? ♡
해마다 사순 시기가 되면, 우리는 '회개'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가톨릭 신자들은 '회개' 하면 보통 고해성사를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범한 죄와 잘못을 성찰, 통회하고 고해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는 것도 회개에 속한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좀 더 깊고 폭이 넓다. 구약 성경에서 '회개하다'라는 히브리어 동사 "슈브(sub)"는 '길을 바꾸다' '돌아오다' '길을 돌리다'의 뜻을 지니고 있다. 즉 악에서 돌아서서 하느님께로 향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과거의 잘못된 생활을 바꾸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회개이다. 그런데 생활 전체를 바꾼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작은 악습 하나를 끊는 것도 어려운데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새해가 되면 적지 않은 애연가들이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에 5분 혹은 10분 일찍 일어나는 것도 사소한 일 같지만 실천하기가 어렵다. 악습 하나 끊는 것, 습관 하나 고치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이렇게 회개하기란 힘들고 어려운데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위해 한결같이 회개를 요구하였다. 예언자들뿐만 아니라 예수님도 회개를 요구하였다. 그분이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하신 첫 번째 말씀에 회개하라는 요구가 포함되어 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여기서 '회개하다'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동사 "메타노에인(metanoein)"은 생각을 바꾸다' '달리 생각하다' '이면을 살펴보다'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메타노에인'이란 단어가 인간의 내면을 강조한다고 해서 해개가 생각의 차원에 국한된다는 뜻은 아니다. 생각부터 바꿔야 행동이 바뀐다는 의미다. 외적 변화는 내적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한다. 한 가지 예를 통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여 년 전에 어느 신자 분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다.
마리아 씨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둘을 자식으로 두었는데, 그 아이들은 학교에 갔다 오면 집 마당에서 뛰어놀았다. 그런데 그 집과 바로 담 하나로 이웃한 집에서 비슷한 연배의 부인이 살았는데,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놀 때마다 시끄럽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자주 보였다. 그만한 나이의 아이들이 있는 집이면 얼마간 소란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데, 뭘 그런 일에 심한 짜증을 내는지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웃과 얼굴을 붉히기가 싫어서 시간이 가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꾹 참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 부인이 마리아 씨를 찾아와 그동안 미안했다고 사과하면서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자기 집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수족을 제대로 못 쓰는 장애인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 애가 집안의 걱정거리였다. 그래서 건강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왜 우리 애는 저런가 하는 안타깝고도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신경질을 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두 집은 서로 왕래하게 되었다. 마리아 씨는 자기 아이들을 이웃집의 건강치 못한 아이에게 소개해 주어 서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얼마 후 그부인은 스스로 성당을 찾아가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는데, 마리아 씨를 찾아와서 이렇게 고백햇다. "성당에 나가기 전에는 몸이 불편한 자기 아들이 그렇게 부담스럽고 창피할 수가 없었다. 이웃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서 아이를 방 안에 두고 이웃과 왕래도 하지 않았다. 그 아이를 버리려고 마음먹은 적도 여러 번 있었고, 실제로 갖다 버리려 데리고 나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세례를 받으면서 자신도, 장애인 아들도 다 똑같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제는 아이가 짐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알고 기쁘게 키우게 되었다. 더 이상 움츠리지도 않고, 아이를 숨기려 급급해하지도 않고 명랑하게 살게 되었다. 이젠 삶이 즐겁다." 이 어머니는 하느님을 믿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을 알기 전에는 장애 아들을 부담스럽게 생각 했지만, 부족한 이들도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믿게 되면서부터 자신의 처지를 부끄럽거나 부답스럽게 여기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더 이상 움츠리는 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밝고 명랑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느님을 믿게 되면서 내적으로는 생각이 바뀌고 외적으로는 삶이 변화된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회개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돌아서서 내 주위의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회개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의 마음과 삶이 수직적으로는 하느님께로 확장되고, 수평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로 확장되는 것이 회개다. 이런 회개는 사순 시기다 대림 시기에만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매일의 기도를 통해서 그리고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생각과 삶을 바꾸어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매 주일 참례하는 미사에서 지속적으로 회개로의 부름을 듣게 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전례 헌장] 7항에서 밝히듯이 미사에는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성찬의 형상들 아래 현존하시어, 미사의 희생 제사 안에 현존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는 2천 년 전 과거의 인물로 그치지 않고 현재도 성령을 통해서 미사 안에 현존하시면서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부르신다. 미사의 여러 부분은 우리의 시선을 하느님께 돌려서 마음을 새롭게 하는 동시에 이웃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도록 이끌어 준다. 미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요소요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신다. 그러면 이제 한 부분 한 부분 살펴보기로 하자.
글쓴이:손희송 신부
통신판매:02-954-5987 www.biblelife.co.kr
-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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