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멀어져간 연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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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대 | 작성일2011-01-29 | 조회수468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영국의 시인 매튜 아널드(Mathew Anold, 1822-1888)는 신앙의 쇠퇴를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연인으로 묘사했다. 진실이 없는 차안(此岸)을 노래한 것이다.
<도버 해협(Dover Beach)>
매튜 아널드(Mathew Anold)
오늘밤 바다는 고요하고
만조가 된 해협 위에 휘영청 뜬 달은 너무나 아름답소.
저 프랑스 해안에는 등불이 깜박이다가 꺼지고
영국의 절벽은 환하게 빛나며
거대하고 조용한 물굽이 속에 솟아 있구려. 창가로 와요. 밤 바람이 상쾌하오.
바다와 달 빛에 희어진 육지와 만나는 곳,
물보라가 길게 이어진 해안선에 귀 기울여 보아요!
물결이 물러갔다가 다시 들이칠 때
높은 해안으로 자갈을 쳐올리는 소리를.
떨리는 느린 선율로 시작했다가 그치고 이어서 또 다시 시작하는
그리하여 슬픔의 영원한 곡조를 전하는 것을.
옛날 소포클레스(Sophocles;고대 그리스의 비극 시인)는 에게 해(海)에서 저 소리를 들었다오. 그리고 그 소리는 그의 마음 속에 인생고의 혼탁한 조수(潮水)를 전했다오.
우리도 이 먼 북쪽 바닷가에서 저 소리를 들으며
그 속에 깊은 뜻이 숨어 있음을 안 다오.
신앙의 바다가 한 때는 만조(滿潮)가 되어 이 지구 해변에 둘레에
가지런히 접어 놓은 화려한 허리띠처럼 누워 있었소.
그러나 내가 듣는 것은 다만 밤 바람 숨결에 몰려
광막한 지구의 끝으로,
지구의 발가벗은 자갈 위로,
뒹굴고 있는 우울하고 긴 파도와 같다오.
아, 사랑이여, 우리 서로에게 진실 합시다.
이 세상은 꿈나라와 같이 변화무쌍하고 아름답고 새롭게 보이지만 사실은 광명도 없고 신념도 평화도 없고 고통을 모면할 길도 없소.
그리고 우리들이 서 있는 이 세상은 무지한 군대들이 밤에 출동하는 곳.
싸움과 도주의 혼란한 아우성에 휩싸여 있는
어두운 광야와도 같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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