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할 일을 미루는 것은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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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대 | 작성일2011-02-05 | 조회수461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그때에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마르코 6:30-34)
열 두 제자가 선교 활동을 한 후 돌아왔는데 옷은 무척 더러워져 있었을 것이고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 자신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시고 조용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는 모습을 복음서 여러 곳에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밥 먹을 시간조차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마치 오늘날의 우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보는 것은 모두 변하지만 결코 바뀌지 않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휴식과 침묵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곧잘 TV를 보면서 쉰다고 말하지만 보고 나면 어쩐지 공허하고 시간 낭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모든 동물들이 휴식을 추구한다. 사람들은 자꾸 일을 미루는 버릇이 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쉬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지만, 미루고 난 뒤에는 항상 더 빨리 할 걸하고 후회한다. 그리하여 다음부터는 서두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이 “빨리! 빨리!”이다. 이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서둘게 되면 자기 자신을 알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님 시대에도 소달구지가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었다. 그 때에도 무언가에 쫓겨서 서둘고 있었던 것 같다.
불교 신자들은 <백팔 대참회문>에서 “나는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 온 죄를 참회하여 절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참 나는 어디 있는가를 망각한 채 살아온 죄를 참회하여 절합니다.”하고
백팔배(百八拜)를 하면서 죄를 고백하기 시작한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서둘다가 보면 당연히 왜 사는지도 모르게 된다. 그것이 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랍비 데이비드 울피(David Wolpe, 1958- , 미국 LA에서 활동)는 항상 숲 속을 헤매고 다니는 랍비의 아들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일부러 아들을 숲 속으로 보내어 길을 잃게 했다. 그러나 숲 속은 위험하기도 했지만 아들이 숲 속으로 사라진 후 매일 길을 잃고 헤매자 아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무척 걱정이 되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너 왜 매일 숲 속으로 가니?” 아들이 답했다. “하느님을 찾으러 갑니다.” 그 말을 듣고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참 기특한 아들이구나. 네가 하느님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무척 기쁘구나. 그런데 아들아, 하느님께서는 어디에 계시든 같은 하느님이란다.”
아들이 말했다. “아버지, 저도 잘 알아요. 그러나 저는 어디로 가든 다른 저가 됩니다.”
어디로 가든 회개하고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우리들이 죄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그리고 길을 잃고 헤매는 것과 목적지를 알고 가는 것은 다르다. 또 졸면서 길을 가는 것과 깨어 있으면서 길을 가는 것은 다르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게 된다.
이미 구원을 받은 사람은 죽어야만 하늘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죽어야만 하늘나라에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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